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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담 Nov 20. 2023

대박 아이템은 가족들에게 알려 줘야지, 왜 나에게?

모든 대박은 사기다.

농사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귀농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표를 세운다. 대부분 실패한다. 다시 돌아가는 이유 중의 하나다.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오면 거의 대부분 마음이 급해진다. 먼저 땅부터 산다. 그 땅에  집도 짓고 돈이 된다는 작물도 심는다. 소득창출의 부푼 꿈을 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땅도 집도 작물도 모두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귀농인들의 심리를 교묘히 파고든 달콤한 유혹의 손길들이 뻗치기 시작한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좋은 땅이 있다고 소개한다. 바람잡이도 있다. 마음이 오락가락, 갈팡질팡 하지만 한쪽으로 기운다. 덜컥 구입한다. 땅을 판 사람들은 돈을 벌고 마음이 후련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막상 농사를 지으려고 보니 맞춤한 흙이 아니다. 작물에 맞지 않은 흙은 걷어 내거나 위에 다른 흙을 채워야 한다. 흙은 돈이다. 구하기도 쉽지 않다. 애가 탄다. 흙값이 올라간다. 흙을 구했으면 장비를 불러야 한다. 굴착기는 기본이다. 하루 사용료는 크기에 따라 6~80만 원이다.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배수를 위해 추가 작업도 필요하다. 목돈이 또 들어간다.

아직 작물을 심기도 전이다.


더 큰 문제는 맹지다. 길은 있으나 정작 그 땅으로 들어가는 길이 없다. 땅을 보러 왔을 때도 길은 분명 뚜렷했다. 내 땅이 되고 나니 주변의 땅 주인들이 길을 막는다. 원래 길이 없는 곳인데 자기네들이 땅을 내줘 길이 되었다는 것이다. 기가 막힌다. 어이가 없다. 하소연해도 이미 늦었다. 어떻게 안 되겠냐고 통사정해도 소용없다. 길을 내기 위해 주변 땅을 구입하든지 다른 묘책을 찾아내야 한다. 역시 어려운 문제다. 시작도 하기 전에 주저앉을 수 있다. 마음의 상처도 깊어진다.


작물 선택은 귀농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내려오기 전부 터 어떤 농사를 지을 것인지 조사하고 연구하며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


자연 순환 유기농업 방식의 자연양계를 통한 대한민국 최고의 유정란 생산을 목표로 귀농에 도전했다. 닭과 달걀에 관련된 자료는 무조건 찾아 공부했다. 자료가 엄청났다.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본 아내가 박사 논문을 써도 되겠다고 할 정도였다. 아내와 함께 전국에 유명한 양계농장은 다 찾아다녔다. 그렇게 준비하고 시작했지만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었다. 제대로 안정이 되는 데 3~5년의 시간이 걸렸다.

어떤 작물, 어떤 농법을 선택하더라도 이 기간은 모든 귀농인들이 견뎌내고 극복해야 할  필수 과정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시작과 동시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다. 자만에 빠지기 쉽고 무수한 변수 앞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내려오면 쉽게 유혹에 빠져든다. 돈 되는 작물이 널려있다. 방송에서 '신이 내린 선물'이라거나 '지상 최고의 보약'이라며 난리다. 너도 나도 심는다. 곧바로 그 열매와 과일의 씨앗이나 모종, 묘목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이런 현상은 끊이지 않고 반복된다. 시류를 쫓아 매년 작물을 변경하는 귀농인들을 많이 봤다. 언제 만나도 변하지 않는다. 제자리걸음이 아니고 뒷걸음이다.


시골 곳곳에 현수막이 내 걸린다. 유실수 한 그루에서 소득 00십만 원, 유실수 한 평에 월 소득 00백만 원. 농촌으로와 새로운 것을 찾고 있는 새내기 농부들에겐 귀가 솔깃한 내용들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엔 어떤 작물을 심어 엄청난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사례들이 넘쳐난다. 돈이 된다는 씨앗이나 모종, 묘목은 비싸다. 필요한 만큼 구입하려면 그 또한 만만치 않다. 결국 돈 버는 사람은 재빠르게 시류에 편승해서 모종이나 묘목을 파는 사람들이다.


작물에 맞는 흙과 퇴비를 준비하고 나무를 심어 첫 열매를 수확하기까지의 시간도 최소 3년이 걸린다. 본격적인 수확은 2~3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렇게 기대와 희망 속에 지새운 날들이 훌쩍 지나간다. 정작 수확해서 판매하려고 보니 돈이 된다는 작물은 다른 품목으로 대체되었다. 시장에서 찾지 않는다. 판매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영양이 좋아도 맛이 없거나 먹기에 불편하면 의미가 없다. 그런 작물들만 선택해서 키워 왔다. 희망보다 절망이 커진다.


농사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은 귀농하면 안 된다.


어디에도 대박은 없다. 빨리, 쉽게 돈 버는 길도 없다. 주식, 부동산에도 대박은 없다.

모든 대박은 사기다. 대박을 터뜨릴 아이템을 왜 나에게 알려주는지 물어야 한다. 그 좋은 정보를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먼저 제공하라고 떠밀어야 한다.


타인의 대박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박수도 안쳐준다. 대박 다음에 펼쳐질 대박인생들의 삶이 어떤지는 직, 간접 경험과 사례로 잘 알고 있다.


귀농 후, 성공으로 가는 길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리고 시간이다.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되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행하면 된다.


농촌에서의 삶은 앞서가면 안 된다. 예측은 하되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이 성공적 정착을 위한 지름길이다. 풍요로운 시간들은 하루하루 만들어진다.


주변의 커다란 나무들이 말해 준다. 보이지 않게 날마다 조금씩 자라나 거목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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