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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ul 02. 2023

2023년 상반기 회고

제6개월 어디 간 거죠

오늘은 2023년 상반기 회고 글을 써볼까 합니다. 원래 회고글을 남기거나, 규칙적으로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번 상반기동안은 새로운 경험과, 또 나름대로 많이 성장한 6개월이기 때문에 제가 그동안 느껴왔던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서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사실 그때그때 글을 쓰는 습관이나, 메모를 하는 습관들이 아직 자리 잡지 않아 이번 회고는 그때 당시에 느낀 감정을 생생하게 적는 회고보다는 캘린더에 의존한 회고일 듯합니다.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생각나는 일이 많이 없긴 합니다ㅎ)

이 회고를 통해서는 가볍게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그리고 기억나는 일(?) 혹은 상황이 있는지, 어떤 부분이 조금 아쉬웠는지, 그리고 이를 보완해 남은 반기동안 어떻게 또다시 성장하는 제가 될 것인지 정리하고자 합니다. (이후에 이 글을 본다면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ㅎ.ㅎ). 


1월

12월 마지막 2주 동안 팀 전체가 휴식기를 가지고 돌아온 1월의 시작은 다른 달보다는 좀 더 활기찼던 것 같습니다. 휴가를 가진 2주 동안 매일매일 겨울스포츠를 즐기면서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왔기 때문에 회사 출근이 기다려지기도 했습니다. 23년 1월은 이직 후 처음으로 OKR의 한 부분을 맡아 시작한 달이였습니다. 23년 1분기 동안 전사적으로 필요하거나, 혹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팀원들과의 토론을 통해 정한 후, 어떤 objective를 맡고 싶은지, 어느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1:1을 통해 팀의 OKR 달성을 위해 한 부분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토론을 통해서 정해진 OKR을 달성하기 위해 저는 1분기 동안 '지표'와 관련된 업무를 주로 맡아 진행했습니다. 1월 초 OKR이 정해진 후, 약 1개월 반 동안은 'active user'와 관련된 지표 작업을 위해 달렸습니다. 전사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조금 부담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 OKR을 온전하게 혼자 맡은 게 아닌, 함께하는 팀원이 있어 부담감을 점점 줄여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캘린더를 보니 리더분과 함께 work alongside를 약 1주 반 정도 진행한 기록을 찾았습니다. 이 시간 동안은 동일한 주제를 같이, 혹은 다른 주제를 같이 오프라인-온라인으로 함께 진행하며 1. 모르는 부분을 더 편하게 물어볼 수 있도록, 2. 팀이 일하는 방식에 더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수습기간 '3개월'이 12월에 끝나긴 했지만 사실 팀에 완전한 온보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시간이 필요한걸 이미 알고 있던 리더분이 시간을 내주신 덕분에 좀 더 빠르게 팀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월

2월은 정말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28일로 짧기도 했지만 지금 캘린더를 보니 정말 정신없이 2월을 보냈습니다. 2월에는 이전 1월에 진행했던 active user 지표를 마무리하고 하나의 팀과 함께 지표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기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팀과의 협업이기 때문에 떨리기도 했지만 '지표 정의 - 설계 - 구축'까지 전사 내 중요한 지표를 설계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 '나를 뛰어넘어 더 잘해보자!'라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나를 뛰어넘어 더 잘해보자!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를 잘 파악해서 해보자!라고 했어야 한다는 걸..) 처음에는 약 30개가 넘는 지표 리스트를 보면서 아~ 이거 금방 하겠지~라는 오만한 생각을 가지기도 했지만, 점점 업무를 진행할수록 '나 시간 안에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더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이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 캘린더를 보니 2월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팀원들과 함께 진행하는 '리프레시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간은 정말 말 그대로 '리프레시 시간'으로 서로서로의 아무 말 + 하고 싶은 거(온라인 보드게임, 퍼즐 맞추기 등등을 했습니다)를 약 한 시간 동안 진행하는 시간으로 이 시간을 통해 팀원들을 더 알아가고 하하 호호하면서 금요일을 끝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리프레시 시간은 아직까지도 금요일마다 진행되고 있습니다ㅎ.ㅎ. 


3월

3월은 모든 게 본격적인 달이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맡고 있던 지표를 얼추 마무리하고, 3월 중순정도에는 팀 내 DS분들과 함께 '분석 포커스 위크'를 가졌습니다. 이 분석 포커를 위크를 통해서 '분석 과정'의 이터레이션을 한번 돌면서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그리고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나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세한 회고는 https://brunch.co.kr/@jinny/16 여기에 적어두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지만 이상하게 다른 일을 할 때 보다 더 긴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일은 다른 누구보다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제 머릿속에 가득 차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뭔가 검사를 받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 분석을 통해 1인분은 하고 싶다.라는 생각에 더 긴장하게 됩니다. 그래도 여러 번 해봐서 그런지 그런지 이제는 검사 맡는 생각보다는 이 분석이 한 명에게라도 인사이트를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들긴 합니다. 

그리고 3월은 세미나를 통해 만난 외부 분석가들과 함께 모여 만든 '데이터 분석가 모임'을 시작한 달이기도 합니다. 여러 도메인에 계시는 마음 맞는 분석가 분들과 3주에 한 번씩 모여 서로서로의 고민을 나누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아 이 도메인은 이런 고민이 있겠구나'. '아 이 도메인은 이 부분을 더 중요하게 봐야 되겠구나', '아 이 도메인은 이런 방법론을 주로 쓰는구나' 등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좀 더 풍성한 3월을 지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임은 아직까지도 진행되고 있고 회차가 지나면 지날수록 이 모임에 모인 데이터 분석가분들이 대단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4월

23년의 4월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4월 중 가장 잊지 못할 4월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많은 일이 있었고, 또 그만큼 재미있었던 4월이었습니다. 4월에 드디어 팀에서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일 중 하나인 직군 변경, Data Analyst에서 Data Scientist, decision로의 직군 변경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변경과 더불어서 약 1주일 정도 팀 회고 시간을 가지고, 이 회고를 통해 2박 3일의 워크숍에서 팀의 비전을 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주일 정도의 회고시간에는 입사 후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해왔는지,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 흥미를 느꼈는지 정리해 보면서 정말 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https://brunch.co.kr/@jinny/21 이곳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약 1주일 정도의 회고시간을 가진 후 시작한 2박 3일 워크숍에서는 '우리 팀이 현재 맞닿아있는 상황'을 정리해 보면서 문제의식 등을 정의해 보고 이를 토대로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박 3일 동안 물 좋고 산 좋은 곳에서 정말 '워크' '워크' '워크'만 했지만, 정말 물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오랜 시간 팀원 들과 함께하면서 팀원들과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2박 3일의 워크숍이 끝난 후에 이제는 팀 내 DS에 대해 점점 어셈블이 되어가는 게 느껴져 면접 참관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업무들도 쉽지는 않았지만 면접 또한 쉽지 않은 업무라는 걸 느꼈습니다. 면접 경험이 좋은 팀(저도 입사 전 팀원들과 면접 후 면접 경험이 너무 좋았다고 메일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한 적이 있습니다.)이기 때문에 이 좋은 면접 경험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더 많이 긴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5월

5월부터는 'company-wide analysis'에 더 집중한 달이였습니다. 4월에 정해진 비전을 기반으로 전사적 프로덕트의 분석을 돕고자 현 회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피드'를 주제로 잡고 팀 내 DS분들과 함께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분기에는 OKR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 4명의 DS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팀 내 DS분들과 함께 일을 할 때마다 항상 많은 부분을 배우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그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함께하면서 아! 이런 식으로도, 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에 대해서도 매일매일 느끼는 게 다릅니다. 

그리고 5월에는 모든 팀원들과 1:1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숍을 갔다 온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한 1:1이었지만 여전히 할 말이 많았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팀원들의 지금 고민, 팀원들이 이전에 경험, 그리고 서로 하고 싶은 말을 들으면서 팀원들의 생각을 좀 더 엿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낯을 잘 가리는 성격이기 때문에 먼저 1:1을 걸기 어려워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모든 팀원들과 돌아가며 시간을 보내면서 약간 남아있는 '낯'을 점점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반기에는 꼭 제가 먼저 1:1을 팀원들에게 거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그리고.. 5월에는.. 잘 쓰지는 않지만 적어둔 간헐적으로 적는 다이어리에 기반해 보면 뭔가 감정적으로 힘든 달이였던 것 같습니다. 이유에 대해서는 작성해놓지 않았네요. 저도 왜 그랬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까맣게 잊어버린 걸 보면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었던 듯싶습니다. 그래도 이후에는 이렇게 힘든 감정을 느꼈다면 힘들었던 이유의 키워드라도 적어둬야겠습니다. 



6월

6월에는 5월부터 진행했던 피드 분석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DS분들과 함께한 분석이기 때문에 문제 정의를 하는 과정부터 방법론, 그리고 해석 방법까지도 많은 논의를 거쳤습니다. 중간중간 어셈블을 통해 팀원분들과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정말 재미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아 이런 데이터 혹은 이런 가설에는 이런 방법론을 쓰면 되겠구나, 이 방법론은 해석할 때 이 부분에 대해서 고려해야 하는구나 등 많은 부분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크게 느낀 건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 그리고 '꼼꼼하게'라는 단어입니다. 급할 필요가 없음에도 너무 급하게 일을 해결해나가려다 보니 실타래가 더 엉키고, 또 엉키는걸 눈앞에서 목격하니 정신 차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한 달이었습니다. 그래도 2개월에 걸쳐 진행된 프로젝트는 엊그제, 6월 30일에 팀에게 공유가 되고 정말 마무리되었습니다. 공유 회의가 끝나고 나서는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 점심을 스킵하고 짧게 낮잠을 잤습니다. 긴장이 풀렸었나 봅니다. 그래도 잘 마무리되어 다행입니다. 

참 신기하게도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해야지!'라고 마음먹고 집중을 하려고 하면 여러 곳에서 업무요청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6월에는 좀 더 효율적인 업무 패턴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테트리스 하듯이 업무 순위 및 시간을 정하고 업무를 진행해나가다 보니, 저도 저만의 업무 패턴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후에 더 최적화된 업무 루틴을 찾을 수 있겠지만, 현재 제가 가진 업무 루틴을 소개해보자면

출근 후 롱블랙 기사 읽기 - 슬랙 멘션 확인 - 지라 확인 - 지표 확인, 실험 리뷰 등 operation적인 업무 오전 내 끝내기 - 좀 더 집중해야 하는 부분을 오후에 시작하기 - 집 가기 전 업무 티켓 만들어두기 (그리고 뭔가 긴 회의를 하고 난 후에는 다시 실험 리뷰 등 operation적인 업무 하기.)으로 정해진 것 같습니다. 아직 이 루틴으로 일을 한지는 약 14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이 루틴대로 진행했을 때 당 떨어짐 없이 잘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2023년 상반기 동안 너무 정신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정리해 보니 나름대로 길을 잘 찾아다니면서 목적지를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23년 상반기를 되돌아보면 어느 시기는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고, 어느 시기는 또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듯싶습니다. 그래도 이 모든 순간과 기억들이 제가 지금 이렇게 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23년 들어 제가 들었던 말 중 가장 좋았던 말은 엄마가 해준 '일에 대해서는 엄마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 배현진이 성장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미 다 큰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이 말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항상 저는 더 성장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3년 상반기, 우당탕탕 길을 찾아다니며 왔으니 하반기에는 제가 찾은 길을 좀 더 정리하면서, 차근차근 길을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물론 잠들고일어나면 이 생각은 없어졌을 수도 있지만요)

이 회고를 토대로 23년도 하반기에는 꼭 1. 통계 공부 시작하기 2.팀원들에게 1:1 먼저 잡기 3.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나가기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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