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용감한 쫄보 Oct 12. 2022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살아남기

신넘버 발급받기

신넘버 발급


밴쿠버에 도착하면 해야 하는 일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SIN(Social Insurance Number) NUMBER 발급받기.


이곳에서 사용되는 주민번호 같은것으로 일을 하기 위해선 신넘버 발급이 우선이다. 워킹홀리데이로 working 하러 온 사람들에게는 필수.

신넘버 발급은 'Service Canada(서비스 캐나다)'로 가서 받으면 되고 지점이 몇 군데 있어서 구글맵을 통해 편한 곳으로 가면 된다. 처음 하는 서류 업무에 이미 다녀와 본 많은 선배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한 내용을 보자면 보통 예약 없이 워크인(그냥 가서 대기하는 방법)으로 가면 기다림 1시간은 기본이고 대기가 많을 경우 당일에 업무를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인내심과 참을성을 논하자면 나를 빼놓을 수 없지.


‘오케이, 쫄보야 한 번 가보자.'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집을 나섰다. 8시 30분 오픈 시간, 도착한 시간은 8시 50분. 누구 하나 알려주지 않았지만 두리번거리다가 발견한 이 기나긴 줄이 내가 서 있어야 할 곳이라는 것을 단박에 깨달을 수 있었다. 역시 부지런한 사람들은 국적을 뛰어넘어 한없이 부지런하다. 이미 들은 정보가 있었기에 줄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 예상하진 않았지만 처음 겪는 밴쿠버의 쌀쌀한 바람을 3시간 넘게 맞이하고 있자니 가슴 속부터 덜덜 떨려왔다.



마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리퀘스트 같은 시간을 보내고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하던 찰나, 기나긴 줄은 줄고 줄어 내 앞까지 온 굳게 닫힌 문이 열렸다. 그리곤 여권 확인 후 안으로 들여보내졌다. 정신없이 자리에 앉아 뒤를 돌아보니불행인지 다행인지 딱 나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비록 또 대기석에 앉아 차례를 기다려야 했지만 실내에 들어오기만 해도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몇 분 차이 나지 않게 도착한 바로 내 뒤에 서 계신 분은 계속해서 안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졸이고 있었을 것이다. 몇 시간 동안 아무런 대화도 오가진 않았지만 왠지 모를 내적 동질감을 느끼던 참이었다. 안타깝게도 그 동지는 내일 다시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어이없어하며 발길을 돌렸다. 아무래도 내일은 오늘보다 일찍 오실 다짐으로 돌아선 듯 보였다.



물론, 온라인으로도 접수할 수 있으나 처리하는데 1-2주가 걸린다고 하니 빨리 일을 구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반나절 내내 찬 바람맞으며 기다리는 게 심적으로 편할지도 모른다. 'Service Canada(서비스캐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예약 가능하다고 하니 예약하고 오시는 것을 추천한다. 와서 기다리는 것은 변함없겠지만 예약자들은 돌아가라고 하진 않았다.


멍 때리고 있는 와중 내 이름이 들려왔고 필요한 정보들은 미리 준비해 왔기에 일처리는 금방 끝났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 이렇게 금방 끝나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빨리.


기존 계획으로는 은행 업무까지 했어야 완벽했겠지만 계획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는 것을 기대하기엔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다.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친구와 함께 베트남 쌀국수 집으로 향했다. 힘들 때마다 찾게 되는 것은 아시아 음식이다. 한 그릇의 뜨끈한 쌀국수가 몸으로 들어오니 하루 종일 긴장했던마음이 풀리면서 나른해졌다.



집에 돌아와 이렇게 일처리가 비효율적이고 늦어지는 상황이 계속되는 생활이라면 한국에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끊어야 하지 않을까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오늘 기다린 그 시간을 생각하니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 한국에서 가져온 인내심 하나로 첫 번째 리퀘스트 해결!







이전 02화 사서 고생 좀 하다 오겠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