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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땀냄새

by Book끄적쟁이

커버사진 출처: 댄스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


냄새로 전염되는 감정


땀냄새만 맡아도 그 분비물의 주인이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다는 말, 믿을 수 있는가. '우리가 개도 아니고 어떻게...'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이다. 독일 아헨, 네덜란드 위드레흐트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싸움을 하고 흘린 땀에서는 불쾌한 두려움의 냄새가, 즐거운 활동으로 생긴 땀에서는 '행복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누군가의 행복한 땀 냄새를 맡으면 옆사람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서로 냄새를 맡을 만큼 가까이 있으면 감정이 더 잘 전염되기 때문이다. 땀이 비 오듯 흐르는 '흥겨운 댄스 타임' 때, 퀴퀴한 냄새를 맡아본 기억이 없는 건 이런 과학적 이유가 있다.


체화된 공감


'흥겨운 움직임'에 반응하는 건 코만이 아니다. 눈도 있다. 우리는 스포츠나 댄스, 스턴트를 '바라보면서' 스릴을 느낀다. 움직임은 보는 이에게 호의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힘이 있는데, 그 뿌리는 우리 머릿속 '거울 뉴런계'에 있다. '거울 뉴런' 덕분에 우리는 타인의 신체 활동을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다. 또 관찰한 행동을 모방하거나 학습할 수 있다. 그리고 보는 순간 머릿속에서 똑같은 동작을 시뮬레이션하기 때문에 행동한 사람이 느낄법한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것을 '체화된 공감'이라 부른다. 우리는 사람들이 전력을 기울이고 두려움에 맞서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202108012131369070594-2-215502.jpg 올림픽의 감동은 '거울 뉴런계'에서 비롯된다. 출처: 대한경제


내 귀에 캔디


눈만큼이나 '거울 뉴런계'를 활성화시키는 감각기관이 또 있다. 바로 귀다. 귓전을 때리는 '둠칫둠칫' 비트에 우리 몸은 자동적으로 동기화된다. 이러한 본능을 음악학자들은 '그루브'라 부른다. 굳이 본능이라고까지 하는 이유는 태어난 지 48시간밖에 안 된 아기도 '규칙적인 리듬'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음악과 즐거운 움직임 간에는 비슷한 점이 무척 많다.

행복한 노래는,

템포가 빠르고 음조가 높으며 다소 요란하다. 그리고 밝은 느낌의 장조와 강력한 비트로 이루어진다.

즐거운 움직임은,

속도가 빠르고 동작이 크며 수직적이다. 통통 튀어 오르고 위쪽을 향해 활짝 피어난다.


특히 한 가지 동작 패턴은 만국 공통으로 행복한 감정을 드러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두 팔을 위로 뻗치면서 가슴을 활짝 펴고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다.

happy-woman-enjoying-the-beach-with-arms-swinging-on-the-shore-in-the-style-of-unapologetic-grit_921860-62068.jpg 만국 공통의 기쁨을 만끽하는 동작이다. 출처: 프리픽

결국 즐거움을 나타내는 소리나 동작은 세계 어디서나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트 주세요!

'자신'이 아니고 '자신이 이해하고 싶은 것'이 될 때, 가장 완벽한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 - '생각의 탄생'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계를 자각하는 것이다. '거울 뉴런계' 덕분에 우리는 그런 기적 같은 일을 이룰 수 있다. 기적을 행하는 도구는 '흥겨운 춤과 노래'다. 다양한 춤과 그 춤에 수반되는 음악이 오래도록 보존되는 이유는 그것들이 문화유산일 뿐만 아니라 기쁨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금 함께 있는 '누군가와 리듬에 맞춰' 발에 땀나도록 몸을 흔들어 보자. 아마 그 사람의 땀냄새까지 향기롭게 느껴질 것이다.



*행복한 땀냄새를 부르는 음악 5곡


This Is Me -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OST

Shape of you - 에드 시런

Move like jagger - 마룬 5

Happy - 퍼렐 윌리엄스

You Can't Stop the Beat - 뮤지컬 영화 '헤어스프레이'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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