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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Feb 06. 2024

페이커의 인생책 TOP 10

프로게이머는 어떤 책을 읽었을까

누적시청 4억 명
동시시청 1억 명
고척스카이돔 18,000석 10분 만에 매진
광화문광장 길거리응원 15,000명


야구 얘기가 아니다. 월드컵 축구 얘기도 아니다. 작년 말에 있었던 한 게임대회 이야기다. 2023 롤드컵. 이미 전 세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콘텐츠가 되었다면, 게임이 스포츠냐 아니냐를 따질 시기는 지났다고 여겨진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는 연봉이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와 e-스포츠 프로 LOL(리그오브레전드) 리그 최고연봉을 비교해 보자.


프로야구리그: 20억

프로축구리그: 15억

프로배구리그: 11억

프로농구리그: 8억

프로 LOL(리그오브레전드) 리그: 100억(추정)!!!


연봉규모만 비교해 봐도 명실상부 국내 최대의 프로리그임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수많은 팀들의 상승과 하락을 지켜봤습니다. 끝에 서 있던 사람은 항상 저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모든 길은 결국 저를 통합니다. - Faker


인기 스포츠에는 해당 종목을 상징하는 슈퍼스타가 존재한다. '롤 리그'에는 '롤계의 메시'라고도 불리는 '페이커'가 있다. '페이커' 이상혁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롤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출처: 2023. 롤드컵 4강 티저 영상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역대 최다 우승 (4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역대 최연소 우승 미드라이너, 최고령 우승 선수"

"모든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MVP로 선정된 최초이자 유일한 선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모든 위대한 선수가 그렇듯 페이커도 단순히 실력만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팀원이나 팬들을 대하는 따뜻함, 10년 동안 스캔들 한 번 안 낸 절제력, 7년에 걸친 슬럼프를 극복하는 불굴의 의지까지... 그의 게임 인생엔 드라마가 있다. 제일 최근 한국에서 열린 2023 롤드컵에선 '중국팀 잔치'가 될뻔한 상황에서 8강, 4강, 결승에서 차례로 중국팀을 꺾고 우승하는 기적 같은 '국뽕서사'를 보여줬다. 그 이후 페이커는 '갓상혁, 신상혁, 빛상혁, 대상혁'이라 불리며 숭배받고 있다.


클래스가 다른 선수니만큼 당연스레 팬들에게서 나오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롤을 잘할 수 있습니까?"


페이커는 대답한다.


"책을 읽어야 합니다."


'독서하고 게임하고 무슨 상관이지?' 싶겠지만 페이커의 생각은 다르다.


"제가 독서를 시작한 게, 게임을 잘하기 위해서인 것도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게임을 대하는 태도,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뀐 것 같고, 프로게이머를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된 것도 책 덕분이에요. '프로게이머로서 어떤 마인드로 임하는 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의 해답을 위해 최근에는 뇌과학 관련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책을 통해 마인드셋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게임 외에 가장 좋아하는 활동이 책 읽기라는 프로게이머 페이커. 지금부터 그가 사랑한 책 10권을 알아보자.


1.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매슈 워커

2. 인스타 브레인 - 안데르스 한센

3.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4.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5.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토르 프랭클

6. 수도자처럼 생각하기 - 제이 셰티

7.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8.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9.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10.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 내가 읽은 책, 읽지 못한 책

*페이커가 직접 정리한 책의 난이도

레벨 1: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술술 읽히는 책

레벨 2: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대중적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레벨 3: 어느 정도 분야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레벨 4: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며 필요에 따라 메모하며 읽어야 하는 책

레벨 5: 전문서적



1.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매슈 워커



페이커가 강력 추천한다고 소개한 책. '수면 외교관'이라 불리는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잠의 혜택은 실로 놀랍다. 우리는 충분한 잠을 잠으로써 강화된 기억력과 높은 창의력을 얻을 수 있다. 몸매를 더 날씬하게 유지시키고, 식욕도 줄여 준다. 행복한 기분이 고양되고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이 사라진다. 잠과 함께 꾸는 꿈은 깨어 있을 때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완화시킨다. 뇌가 과거와 현재의 지식을 융합하여 창의성을 꽃피우도록 가상의 현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루 10시간 이상 모니터 앞에 앉아 생활하고, 계속되는 경쟁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프로게이머'의 삶에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된다.

독서 난이도 - 레벨 2


2. 인스타 브레인 - 안데르스 한센


하루 평균 2600번의 터치, 스크린 타임은 3시간 이상. 21세기 최고의 시간 도둑 스마트폰은 우리가 과거보다 덜 자게 만들고, 덜 움직이게 만들었으며, 직접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불면증과 우울증의 폭발적 증가, 청소년들의 집중력 감퇴와 학력 저하 현상, 디지털 치매 등등은 그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다. 그런데 우리가 교통사고 때문에 자동차를 포기할 수 없듯이 스마트폰의 부작용과 폐해를 알게 되었다고 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자는 '디지털 안전수칙'으로 잠, 운동, 타인과의 교류 세 가지를 제시한다. 하루종일 핸드폰에 사로잡혀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어야 하는 책이다.

독서 난이도 - 레벨 2


3.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제가 이건 되게 추천합니다 여러분. 삶에 지치고 답이 필요할 때 강추해요.
그리고 읽기도 진짜 쉬워요.- 페이커


페이커가 강력 추천하는 두 번째 책. 항상 정상의 자리에 머물 줄 알았던 '페이커'에게도 2017 롤드컵 결승 패배를 계기로 슬럼프가 찾아온다. 우리는 삶이 잘 풀리는 한 지금까지의 습관, 삶의 조건, 반응 등에 대해 고민할 이유가 없다. 무언가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제야 우리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지난 2017년 롤드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페이커' 이상혁이 고개를 떨군 모습. 출처: OGN


“어떻게 해야 이 시간을 조금 덜 고통스럽게 지날 수 있을까?”


이 책은 제목, 그리고 매우 드라마틱한 저자의 인생이야기를 통해 위 질문에 대한 해답이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 당장 읽어야 하는 책이다.

독서 난이도 - 레벨 1


4.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페이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준 책.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책이자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K-에세이의 대표작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해야 하는 이유와 그렇게 살아갈 방법을 따뜻하면서도 정확한 언어로 표현한다. 그리고 모든 글의 끝엔 유쾌하고 다정한 그림이 더해져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온전히 전달한다. 페이커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자신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독서 난이도 - 레벨 1


5.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토르 프랭클


페이커가 인생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 책.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겪은 참혹한 고통을 건조하고 담담하게 서술한 정신 의학자 빅터 프랭클의 자전적인 에세이다. 그는 온갖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어떻게 낙관적으로 대처하고 희망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했을까?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기울이는 노력이야말로 인간이 살아가는 동력이라고 했다. 따라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일깨우는 치료기법, '로고테라피(의미치료)'를 개발했다. 페이커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고 한다. 이미 '부와 명예'라는 목표를 이룬 상태에서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다.

독서 난이도 - 레벨 1

세 번째 우승은 저 자신을 위한 거였습니다.  
네 번째 우승은 우리 팀을 위한 것입니다. - 페이커


6. 수도자처럼 생각하기 - 제이 셰티


전직 승려이자 동기부여 철학자, 전 세계인의 마음 챙김 코치인 저자는 행복을 좇지 않으면서도 평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를 권한다. 본인이 실제 인도에서 승려로 지내며 수도자의 삶에서 배운 지혜를 매일 수행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다듬어, ‘놓아주고, 성장하고, 나누는’ 세 단계로 안내한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의 목표는 자존심, 질투, 욕정, 불안, 분노, 원망, 응어리에서 자유로운 삶이다.

독서 난이도 - 레벨 2


7.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천재 사상가’ 유발 하라리의 대표작. 인류는 신과 국가와 기업에 대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내 문명을 탄생시켜 발전해 왔다.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더 많은 사실을 알지만, 또한 더 많은 허구를 믿는다.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 사회의 근간이자 우리 삶에 의미를 주는 원천이다. 그래서 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인간의 마음을 아는 것이 코딩을 아는 것보다 중요하다. 시인과 철학자, 역사가의 지혜가 더욱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각 분야의 연구 성과들로 이야기의 토대와 큰 줄기로 삼되, 절묘한 지점에서 자신만의 추론과 상상으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벽돌책이지만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독서 난이도 - 레벨 2.5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최고의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8.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연습실에 놓여있어 페이커가 처음으로 읽게 된 책. 출간과 함께 한일 양국의 서점가를 점령하며 붐을 일으킨 초대형 베스트셀러이자 자타공인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의 결정판이다. 리틀 피플과 어두운 숲 속,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의 세계는 '여자 아오마메', '작가 지망생 덴고'의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주면서 독자들을 현실 같은 마법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야기의 힘이 대단한 소설이다.

독서 난이도 - 레벨 2


9.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페이커가 예전 롤드컵 대회 기간 중 읽었던 책. 21세기에 더욱 중요시되는 환경보호운동의 실질적인 최초 주창자 소로의 대표작이다. 하버드를 졸업한 저자가 1845년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밭을 일구면서 소박하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2년간에 걸쳐 시도한 이야기이다.

독서 난이도 - 레벨 2

요즘 책들과는 다른 이질적인 표현이 들어가는 문장들이 인상 깊었고, 속세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 저한테는 책에서 표현하는 현장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들어 마음을 비울 수 있었던 점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 페이커


10.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페이커가 '유퀴즈'에 출연했을 때 추천한 책. 이 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DNA 또는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생존 기계’이며, 자기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이때, 유전적 진화의 단위가 유전자(gene)라면, 문화적 진화의 단위는 밈(meme)이다. 유전자는 하나의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복제되지만, 밈은 모방을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복제된다. 밈은 좁게는 한 사회의 유행이나 문화 전승을 가능하게 하고, 넓게는 인류의 다양하면서도 매우 다른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독서 난이도 - 레벨 3.5

게임을 주류문화로 승화시킨 페이커야 말로 이기적 유전자!  출처: 유퀴즈 온 더 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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