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26
벽돌시리즈 백이십 육 번째
벽돌시리즈 5권을 시작합니다.
엄동설한에 많은 멤버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나도 부랴부랴 오늘 롱패딩을 꺼내 입으며 길을 나섰는데 모임자리에서 이야기 화두 중 하나가 "만약 이민을 가게 된다면?"이었다. 이민을 간다면 다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 사람들의 수만큼 가고자 하는 국가도 다양했다. 유럽, 북미, 동남아 등등 다양하게 나왔는데 이유들이 제각기여서 흥미로운 주제였다. 어느새 그 이야기를 하고 나니 30분은 훌쩍 지나 있었다.
미국을 갔다 온 멤버와 어느 정도 정보를 접한 멤버는 유럽의 법률 그리고 자동차 세금이 힘들다는 이유로 미국을 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코로나에 우크라이나까지, 더 더해 혼란한 중동 상황까지 겹쳐 난민들이 몰려오다 보니 가뜩이나 보수적인 유럽권이 인종차별도 보다 심해지고 우경화되는 느낌도 없지 않아 미국을 가는 것을 선호했다. 다만 문제는 역시나 총기 규제에 있었다.
나도 제주도 빼고 비행기 타고 어디 나가보지는 않았고 새로 만든 여권은 여전히 백지상태이지만 친한 형이 미국에 있다가 어느 날 톡으로 연락이 오더니 브루클린에서 길 걷고 있는데 방금 한 블록 차이나는 곳에서 총기 사고 터져서 뉴스 속보가 대문짝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총소리도 바로 옆에 들려서 하마터면 자기도 큰 변을 볼 뻔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리고 미국 유학을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적제재도 심한 편이라 일반화할 순 없지만 무학력인 사람들의 살인범죄가 만연하다는 이야기가 듣기만 해도 등을 서늘하게 했다.
나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국에 대해서 다들 너무 환상을 품고 있는 거 같아서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지금은 배신하고 나간 어떤 멤버가 미국 숭배자였는데(사실 그때부터 생각이 안 맞아 쓸지도?) 미국에 대해 선진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는 듯했다. 그때 당시에도 유토피아는 없다는 식으로 내가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찌 보면 고상한 티를 내는 깡패 같단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이 말은 즉슨 사회보장제도가 주마다 다르거나 한다고 해도 보편적이지 못한 측면도 강해서 그렇고 생각보다 미국인들은 똑똑하지 않다. 오죽하면 오바마가 립서비스 차원에서라도 "한국 학생들처럼 공부해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반지성주의 또한 만연해있다. 그래서 양극화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미국은 정경사문 모두가 엮여있는 총기문제라던가 음모론과 종교의 입김이 센 바이블 벨트, 부시가문으로 대표되는 정치몰빵 로비 잘하는 상류층 등등 문제가 많아 보인다.
유럽도 마찬가지로 여전히 타 인종에 대해, 특히 아시안에 대해 배타적이고 EU라고 해도 서로 각자도생 하는 형편이라서 난감하다. 사실상 영프독위주로 돌아갔으나 지금 영국도 떨어져 나가고 이민자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까탈스럽고 답답한 행정절차와 이질적인 문화는 적응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미국은 애초에 이민자들의 나라니 그들만의 취존 문화가 보편적이다라지만 유럽 같은 경우는 위축되어 보이는 게 없지 않아 있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때문에 신경 쓰기 바빠 국민들 허리띠 졸라매자 느낌으로 내부에서 똘똘 뭉치는 입장이라 우경화가 심해지고 있다.
다만 어딜 가든 완벽한 장소, 국가는 없다. 나는 오늘 "지금 여기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조차 허가를 받거나 아니면 우리 다 같이 사이좋게 끌려가는 나라도 있다."라는 말을 하며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민주주의 체제가 허울뿐인 게 아니라 진짜 잘 돌아가는지, 치안과 총기문제가 어느 정도 철저한지등으로 가게 된다면 우선순위를 매겨 그나마 북미에선 캐나다? 뉴질랜드? 유럽에선 북유럽이나 독일(이마저도 그나마)로 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