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66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육십 육 번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만한 용어가 있다. "켠 김에 왕까지" 컴퓨터를 켠 김에 몇 번 하다가 마는 게 아니라 왕까지 잡으러 간다는 의지가 담긴 문장이다. 게임이 중독이니 아니니 논쟁인데 게임은 중독이다라고 주장하는 쪽의 논리와 언행들이 억지인 데다가 꼰대식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되레 설득은 커녕 기분만 나쁘게 만든다. 아마 자기가 주식 넣은 회사가 게임회사라면 그런 비난들이 쏙 들어갈 것이다.
게임을 하도 많이 하다 보니 유의미하게 줄이고 있는 와중에도 디아블로 4를 그만 손을 대어 그만 켠 김에 왕까지 가버렸다. 잘 때쯤에 문득 게임이 왜 이렇게 재미있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출처가 어디인지 기억이 안 나지만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심리학자들의 도움이나 자문을 받아 진행한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 외국의 거물급 회사들은 "레벨 업하는 레벨링 시스템"의 구조를 유저가 즐겁게 계속 게임을 만들게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프로그래머 수십 명 앉혀놓고 게임 자체를 개발하는 것과 유저가 즐겁게 그리고 당사의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끔 만드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흔히 AAA 타이틀의 게임들(흔히 메이저한 게임들을 말한다. 요즘 게임들 가격이 천정부지라 10만 원 정도 한다.)의 엔딩 스크롤을 본 적이 있는가? 올라가는 장면을 보노라면 영화와 똑같다. 투입되는 인원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업계의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개발비나 시간이 별로 투입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들어본 적 있을법한 GTA시리즈나 디아블로 같은 게임들은 개발비가 몇천억 원까지 깨지는 것을 본다 하면 그만큼 또 많이 벌어 들기에 충분히 다시 개발투자를 하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데 당연히 유저들을 재미있게 만들려면 심리학자들의 조언이 들어가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레벨 시스템 같은 경우 몰입하다보면 보통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 아침 하도 궁금해서 디아블로 4의 시즌시스템이 있는데 그 시스템의 보상창을 열어보았다.
시즌 시스템이라는 것이 3개월마다 새로운 콘텐츠로 유저들에게 선보이고 켠 김에 왕까지 가고 더 이상 할 게 없었던 유저들을 다시 모으게 하는 기능을 만들고 있는데 여기서 시즌 시스템을 이용해서 계속 임무나 몬스터를 잡으면 보상을 준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일회성 보상이 아니라 시스템창을 열어보면 내가 어제 말한 일기내용과 같이 쇠사슬 마냥 줄로 연결되어 90단계까지 보상이 이어져 있다.
달성하면 한 단계 한 단계씩 열리는 시스템인데 디아블로 시리즈가 몬스터를 잡고 레벨 업하는 게임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워낙 유명한 게임인지라 재미나 평가는 별개로 회사인 블리자드가 마련해 놓은 보상시스템을 본다 하면 아마 내가 습관을 이어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어떤 주기마다 짜잘 짜잘한 보상 속에 큰 보상이 들어 있고 간혹 독특한 보상은 무엇인지 확인했다.
단계마다 열리는 보상을 설정하는 것과 그리고 몬스터를 얼마만큼 잡아야 레벨업을 해서 강해지는지를 설계한 것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푹 빠져있다. 이 말은 즉슨 그들의 목적이 달성되어 이미 내 주머니에서 돈을 가져간 셈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습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러한 보상시스템을 각자만의 방법으로 응용한다면 꽤나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