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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Mar 03. 2024

무엇을 말하는가?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00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 번째



200이라는 숫자는 내게 무엇을 뜻하는가? 성장일기를 매일 빠짐없이 쓴 지 200여 일, 200개의 글을 써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ㅋㅋㅋ 별거나 되나? 나는 책도 냈고 몇백 개 있음~"이라고 느끼실지 모르지만 나에겐 어마어마한 숫자다. 각 잡고 매일 무언가를 한 다는 것은 최대가 70여 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운동이 그랬었는데 PT의 도움까지 합쳐서 무사히 해냈었지만 피티가 끝나자마자 얼마 못 가 10일 만에 관둔 것이다.




100일 동안 글 쓰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100일이 가까이 다가오자 살짝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시식코너에서 감질나게 맛본 느낌이기에 그만둘 수 없었고 공개일기를 쓰면서 내 생각이 어쩌면 있는 그대로 노출되는 것도 있어서 SNS도 잘 안 하는데 이런 속내를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지금도 그렇다. 예전 기록이 나중에 발목을 잡아 공적인 영역에서 지탄을 받는 사례도 있기에 겁도 나긴 했다.


하지만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니 생각 그리고 글이라는 것도 시간이 흐르면 입장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설령 욕을 먹는다고 해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어쩔 도리는 없다. 근데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굳이 그렇게 위축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써나가는 것이고 중요한 건 내가 유명하지 않기에 지나쳐 가는 수많은 글 중에 하나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쓰고 있다. 장점도 있어서 계속 썼다. 예전에 서술했듯 공개적으로 하는 일기가 "곡식창고"같은 느낌이 들어서 구황작물처럼 콘텐츠나 영감이 필요할 때 다시 상기하는 역할로 중요하게 기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밖으로 나와 소심쟁이가 이야기를 할 때 생각을 정리한 글을 토대로 내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점과 더불어 타이틀이 성장일기인 만큼 나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와 그날의 생각을 담아내기에 스스로 목표하고 있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든든한 지원군도 겸한다.




작심삼일 타파를 기치로 시작했기에 부분적으로 목적을 이룬 셈이다. 그래서 이제는 안 써야겠다고 생각했을 땐 이런 이점이나 습관 만들기에 지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데, 다시 작심삼일 상태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하려고 한다. 다른 분들에게 내 글이 일말의 도움이 되는 것도 보람이 크다. 그냥 평소에 쓰는 진짜 일기는 나와 끊임없는 대화 창구이지만 공개일기는 어떤 반응이 없더라도 내 주장을 보인다라는 어쩌면 자신감 내지는 내 생각을 내가 결단하여 표한다라는 퍼포먼스적인 부분도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자면 가끔 비슷한 주제가 계속 매일매일 나오는데 매일 콘텐츠를 발명하는 것도 사실 쉽지 않은 것도 맞지만 상기하는 차원도 있다. 계속 까먹고 다짐하지만 어느새 휘발되는 경우도 있어 가끔 비슷한 주제로 나를 다시 훈계하는 측면이 있다. 여하튼 궁극적으로 님도 보고 뽕도 딴다(?)라는 말처럼 나 좋으라고 쓰는 글이기 때문에 만족하며 계속 쓰고 있다.


오늘도 아무 말 대잔치를 한 것 같지만 200일이라는 내 일상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달성했기에 자축하며 이번 학기 논문과의 전투에서 싸워 이기고(제발) 이번 연도 미루기와 전쟁에서 부디 이기기를 내게 소망해 본다. 달려온 것에 대한 내 생각은 변함없다. 티끌 모아 태산, "그게 어디냐"란 심정으로 말할 수 있는 벽돌 하나하나 쌓아가는 이미지. 그것이 내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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