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사고 다시 보자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71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칠십 일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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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주문했다.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흥미로운 주제가 있어서다. 책장을 보니 비슷한 주제가 한데 모여 있어 얼마나 편식을 많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읽는 게 어디냐라는 합리화로 나를 달래 보며 책장을 정리했다. 한 책장은 심리학 전공서적이랑 관련 주제서적들로 가득 차 있었고 다른 책장은 평소 아무 말대잔치를 좋아하듯 소설이든 다른 사회과학이랑 짬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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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 쓰고 다시 쓰자" 아나바다 운동처럼 슬로건이 떠올랐다. "그만 사고 다시 보자". 한번 읽고 다시 다른 책을 읽는 패턴이 좋게 말하면 같은 주제라도 여러 의견을 보려는 생산적 비판의식(?)이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나쁘게 말하면 좀 더 참신하거나 좀 더 색다른 무언가를 희망하는 마음에 관련 책을 사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자기 계발서들이 가득 차 있기도 했지만 다른 책장으로 유배를 보내는 바람에 거의 찾기 힘들지만 여하튼 심리학 서적에서도 같은 패턴을 보였다.


문득 자기반성이 떠올랐다. 책을 한 번만 읽고 휙 지나치는 건, 그냥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리뷰를 보거나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줄거리나 정보들은 다 나와 있어 이와 동일해 보였다. 모든 책을 다시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몇 권 정도는 추스려서 질림을 넘어 해탈할 때까지 읽어보는 게 뭔가 뽀대도 있어 보이고(?) 보다 지식이 몸으로도 체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대충 읽고 쓱 넘기기에는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짧은 동영상과 SNS의 짧은 글이 유행인 반면 긴 글은 비호감으로 여기는 오늘날이다. 책의 문장들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문단을 이룬다. 문단들이 모여진 글은 한 주제를 위해 이리저리 관점이 담기고 사례가 나열된다. 그래서 단순 정보 제공의 기능뿐만 아니라 글을 읽으며 독자는 문장 하나하나에서 느끼는 감정과 더불어서 정보에 대한 설득도 동시에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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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넘기는 짧은 글처럼 책도 일독만 하게 되면 이런 부분에서 크게 자유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 싫은 공부도 외우려고 여러 번 달달 보는 데 하물며 인상 깊은 책이나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실현한다 하면 여러 번 읽어보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해 본다. 저 많고 많은 책에서 내가 다독한 책은 손에 꼽는다. 너무 인상 깊은 책 이외엔 대다수의 책들은 좋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 지루하게 여겨지면 일독으로 끝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한번, 책을 다시 꺼내 읽어보려 한다. 최근, 습관에 관한 책을 다시 읽는데 그때 읽는 것과 지금 읽는 것이 확연히 차이 남을 느낀다. 당시에는 너무 딱딱하거나 하품만 나오는 파트가 있어 별로 와닿지가 않았다. 앞으로 다시 반복해서 읽게 되면 될수록 지루해질게 뻔하지만 마치 꼴등에서 중상위권까지 가는 것은 쉬워도 상위권에서 점차 최상위권 점수로 향해가는 학생은 굉장히 어려워지듯이 책이 주는 뻔한 메시지에 대해 다시 또 다시 읽으며 어느 순간 튀어 나올 통찰을 기대 해본다.


문장하나 하나를 곱씹으며 여기에 들어 있는 가르침에 대해 숙고하는 종교인들은 같은 경전을 일평생 반복해서 읽는다. 이처럼 산발적으로 날아다니는 정보의 시대에서 종교인들의 독서자세처럼 책을 대하는 태도에도 필요해보인다. 마치 어드벤처 영화처럼 한번 읽고 풀리는 암호와 같은 메시지라면 너무 재미없다. 책은 때론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걸면 귀걸이와 같은 독자의 색다른 해석과 함께 가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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