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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May 19. 2024

기분 암행어사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77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칠십 칠 번째




가끔 너무 심각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나 싶다. 과업이나 마주친 문제에 대해 너무 고민을 하다 보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고 또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다. 어릴 때는 어른들이 다 해주었지만 이제는 내가 알아서 해야 하는 당연한 어른이 되었기에 관리하고 관리해야만 한다. 하루종일 그 문제에만 몰두하다 보면 밥이 넘어가질 않고 또는 잠이 오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삶을 너무 긴장하고 있지 않은가? 근육을 쓸 때 스트레칭을 먼저 하고, 쓰고 나서는 젖산이 분비되어 다시 휴식을 맞이해야 하는 것처럼 개인의 삶이란 정해진 것이 없으니 근육이 알아서 체크 해주듯 하면 좋겠지만 긴장을 풀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미간에 川(내 천) 자가 생기며 힘들어하고 막상 지나고 보면 헤헤하며 웃는 경우를 보면 그때 당시에는 되게 심각했으나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다.


풀어주어야 또 쓸 수 있는 것처럼 지금 마주친 굉장히 진지하고 근엄해 보이는 문제들을 가볍게 볼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인가? 그 책 제목처럼 마주치는 것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는 굉장히 식은 죽 먹기다. 화가 나면 바로 내지르고, 당황해하고 앓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감정적인 반응에 대해 반대로 너무 풀어주고 있지 않은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분리해서 봐야 할 것 같다. 가볍게 생각해도 될 일을 너무 힘 빡! 주고, 힘줄 일을 하고 싶은 감정대로 방치한다. 기분에 따라서 요동치는 일상이 스펙터클하고 역동적으로 보이지만 그런 말을 하고 싶으면 전제는 내가 만족하는 하루를 보내고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받는 와중에 아차하고 실수하는 감정적 반응들이 흔한데 이성을 잃어버렸다는 말도 있듯이 통제밖에 벗어나 더더욱 가라앉히기는 힘들다.




막상 텐션이 높아야 할 오늘 하루가 의외로 실망만 안겨준다던지 기분 좋게 떠난 여행이 서로 창밖만 바라보는 시간을 보낸다던지, 쉽사리 닥쳐오는 감정들에게 내가 끌려다니는 주객전도가 되어버린 경우가 굉장히 많다. 또 이게 기분 좋을 때는 안 그래요 또... 어휴 기분이 좋으면 뭐라도 하하 호호하지만 삔또가 상하면 90% 행복하더라도 10%때문에 오늘 하루 망했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래서 감정은 대단히 역동적인 산물이지만 그만큼 통제하기도 힘들고 감정적으로만 행동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나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세상도 아니라 남 눈치도 적당히 볼 줄 알아야 하고 싫어도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에 목줄을 채우는 내부의 감시자가 있어야만 바다가 아무리 파도로 휘몰아친다 하더라도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일정한 태도나 관점을 삶에서 필요로 한다.


감정 자체를 통제한다고 오히려 그게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하는데 한 가지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은 그 감정 자체를 없애버리려는 시도가 아니며, 또 하루에도 수백 번씩 바뀔만한 감정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다만 이성의 끈을 조금이라도 늘릴 필요 혹은 반응이 휘몰아치더라도 꿋꿋이 감내하고 받아들이는 일시적인 풍파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면 매 순간 요구되는 긴장도 또한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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