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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May 21. 2024

마음을 얻는 것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79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칠십 구 번째



바둑을 두거나 체스를 할 때 흔히 두뇌싸움을 벌인다고들 한다. 카드 게임을 할 때도 상대방의 표정으로 흐름이 어떤지 예측하며 게임을 진행한다. 이때 보이지 않는 싸움, 즉 심리전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심리전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서로의 눈빛을 강렬하게 주고받는 장면?, 돌부처처럼 전혀 미동이 없는 상대방의 무표정? 등등 이런 요소 하나하나가 심리전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손자는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를 흘리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임을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경우가 항상 생기고 과거에는 창칼을 부딪히며 지금은 기지에서 버튼을 눌러 무인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며 전장에서 무력을 투사한다. 하지만 보이는 전투방식 이외에도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심리전의 방법들은 과거도 그래왔고 미래에도 유효할 것이다.


결국 전장은 사람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최첨단 무기를 앞세우더라도 병사들의 전의상실을 막을 수가 없으면 그 전투는 패배한 것처럼 인간의 심리를 무력화시키는 데 있어 심리전은 빠뜨릴 수 없는 요소다. 우리 아버지어머니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단을 주으러 열심히 돌아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확성기에서 내보내는 대북방송이라던지 정훈교육 같은 요소들은 현대에 심리전의 모습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 전쟁 때 파병을 해 적국 한가운데에서 심리전을 어떻게 하는지를 몸소 실현하며 배우기도 했다. 흔히 민사작전이라고 부르는 민간인을 상대로 한 우호적인 여론을 이끌어 내는 심리전의 방법은 가장 깨끗한 방법임을 보여준다. 6.25 때 미군에게 깁미초콜릿 외치면 허쉬초콜릿을 던져주는 것, 혹은 미군이 열악하고 힘든 상황에서 도와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도 쌓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주둔하면서 벌였던 범죄들 때문에 반미정서가 일어나기도 했다.




민사작전은 민간인에게 호감을 받는 것, 우호적인 입장을 쟁취하는 일련의 군사활동을 말한다. 적국 내에서 침략자로 비출수 있는 타국의 군대가 해방군 혹은 민간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이며, 쓰러진 건축물을 세워준다거나 식량을 배급하는 등 어찌 보면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모습을 통해 적 영토 한가운데에서도 지속적인 전쟁 활동을 이어나가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가 있다.


대규모 충돌인 정규전 이외에도 2차 대전과 냉전시대 공산권 게릴라들은 사상 무장도 무장이지만 동무라고 생각하는 노동자와 농민에게 의료활동이나 마을에서 함께 먹고자며 머물면서 그들의 마음을 사는데 주력했다. 체 게바라는 애초에 직업이 의사였던 지라 마을 사람들에게 쿠바 게릴라들은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친미정권이었던 바티스타 정권은 명분과 호감을 상실하며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게릴라들에게 쿠바를 빼앗긴다.  


이처럼 마음을 얻는 것은 타국민을 대상으로도 할 수 있으나 자국민을 대상으로도 사기고양이라던지 교육을 통해서 전투의지를 이끌어 내고 영토수호의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간의 본색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냉혹하고 잔인한 전투의 한복판에서 군인 한 사람의 인도주의적 모습은 많은 이의 마음을 변화시키며 전략적으로도 결국 승리를 쟁취하는 데 있어 필수 요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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