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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May 30. 2024

여전히 먼 나라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88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팔십 팔번째




어릴 때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만화책을 재미나게 본 적이 있었다. 나라 별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만화인데 그때 당시 제목에도 알맞고 평소에도 그렇게 불리우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유심히 봤던 기억이 난다. 여러분들은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는가? 라떼는(?) 학창시절 일본 만화들이 거의 10대 문화 그자체였고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엔 밥 먹듯 놀러갈수 있는 일본 여행도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구석구석 알아볼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이면 갑자기 죽었던 이완용의 잔영이 나타나 프레임이 되버리고, 반대로 혐일 수준으로 일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내로남불이라는 정치 또는 사회적 공론의 장들이 도리어 일본 그자체에 대한 이해 수준을 현저히 떨어 뜨리고 있다 생각한다. 양 측 모두 설득력있는 주장이지만 오히려 상대측에 대한 반감 때문에 도리어 강경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밀어붙이는 경향도 보이는 것 같다.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해 역사 문화적으로 있는 그대로 보려고는 하겠지만 내 글 특성상 아무말 대잔치와 의식의 흐름이니 언제나 그렇듯 양해부탁드린다. 예전에는 지팡구라고 불리며 저 멀리 바다건너 서양에서는 황금의 땅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오리엔탈리즘을 불러일으키는 환상의 나라이기도 했다. 아시아 최초로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몇 번이나마 승리해보기도 했던 알쏭달쏭한 나라,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할복의 나라 기타 등등


어디까지나 올바른 판단(언제나 그렇듯 주관적 판단은 어쩔수 없이 들어가지만)을 하기 위해서는 또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하기 전에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인지"할 필요가 반드시 있다. 마치 야만인 혹은 다른 종으로 보는 듯한 시선은 논란이 될수있는 부분을 오히려 확대시키고 이해할수 있는 부분을 덮는 거짓의 안경을 쓴다.


최근에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일본은 "종교가 문화화된 국가" 한마디로 신토가 베이스인, 일본인의 의식의 저변에 강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저기 지방마다 신사가 있고 여러가지 신들이 일본신화에서 그리고 민담에서 찾아볼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제로 수준의 시작에서 시작된 6.25 전쟁 이후의 급변하는 사회와 냉전이라는 시대적, 이념적 기반과 군사정권의 미신타파등으로 인해 종교가 의식의 우위에 설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유교라는 키워드가 있긴 한데 유교는 통치 이데올로기로써 작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종교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하다.



일본은 지극히 안정적인 나라였다. 원폭 2방이 도시에 떨어지더라도 일본 전체가 무너진건 아니였기에, 특히 곰곰히 생각해보면 일본은 대게 분권적인 정치사회적 특징을 보이는 지라, 거창한 표현도 필요없이 지방마다 특색이 있다. 그래서 느슨한 연합과도 같았던 그들을 일본이라는 일치된 국가 관념을 가지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천황이라는 존재 그리고 신토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몇백년전만 해도 여전히 막부의 힘이라는 것도 모두가 납득할 만한 통치 명분을 주고 있지 않았다.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엄청난 아픔이 있었지만 전쟁이 끝나고도 천황은 여전히 자리를 지킬수 있었다. 백인 천황 맥아더의 미군정은 철저히 위로부터 아래로인 민주주의를 일본에 이식하며 군국주의의 일본을 탈바꿈시키려 했다. 가시적으로 보일만 한 정치적 시스템은 변했지만 여전히 욱일기를 높이 쳐들고 전쟁 범죄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은 보이지 않았던 시스템은 고스란히 유지되어 그들의 뿌리마저 뽑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한가지 참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던 중동에서 납치당했던 일본인의 가족들이 기자회견장에서 오히려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눈물의 인터뷰를 하는 모습은 남에게 피해를 끼쳐선 안된다는 특유의 태도를 뉴스를 통해 본 적도 있다. 그러나 이런 파편화된 그들의 모습속에 이해할수 없다고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만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점은 정신적 지주인 천황의 존재가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를 잊어서는 안된다.


흔히 유럽이 기독교 종교가 어느새 일상이 된 사회라고 이야기 하듯 일본도 마찬가지로 신토라는 종교가 일상이 된 사회로 그들만의 독특함, 일본 문화의 장단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7-80년대 거의 어깨가 63빌딩마냥 솟아 으시대며 코는 항상 하늘로 향해, 날아다니던 일본 최고의 황금기는 여전히 일본인의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고 고집스런 수구성으로써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는 일본이 엄살을 떨고 있는 듯 하지만 여전히 세계 탑 5 안에 드는 강대국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전히 먼 듯한 일본의 천황제는 다음편에서 한번 더 다루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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