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째 글을 묶어 성장일기 벽돌시리즈1을 브런치북으로 만들었다. 앞으로도 30개 단위로 묶어 만들어 나갈것이다. 계속 지켜봐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타인에게 신뢰받기 위해선 정직하고 바른 언행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건 우린 어릴 때부터 이미 익히 배워왔다. 몇몇 기관들의 상징은 아예 대나무를 상징화 한 건물 또는 로고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어필한다.
곧고 신뢰로운 이미지의 대나무는 동양에서는, 공인으로서 활동하던 선비들이 흔히 자기 집 마당에 키우거나 한 폭의 그림으로 많이들 사랑해 왔다. 그런 이미지가 고대부터 이어진 것이다. 옆에서 도끼로 대나무를 내려치면 얇아 보여도 무진장 꺾어내기 힘들다. 그나마 톱날로 계속 썰어내면 쓰러지긴 한다만 내구성이 대단하다.
그런데 대나무를 위에서 내려치면 순식간에 반으로 갈려나간다. 결이 있어 한번만 세로로 쪼개면 아래까지 내려가버린다.
내 이야기는 흔한 우리 일상을 다루고자 한다. 그리고 그 일상에서의 생각이나 느낀 점을 표현하기 위해 쓰려고 노력한다. 대나무처럼 튼튼해 보이고 곧은 모습은 서술했듯 신뢰로운 이미지로 인해 사랑받는 다라 했지만
한번 쪼개지면 순식간에 바닥까지 갈라져버리는 이 모습을 보노라면 정말 올곧고 한결같은 것이 적어도 자기 일상에서 항상 맞는지 고민해 보게 된다.
대인관계에서는 어떨지는 모르지만 자기 삶에서의 신념이라 포장하고, 고집이라 쓰이는 이 개념을 과연 포기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는지 싶다. 물론 나는 믿음 또는 신념을 가장 중요시하고 실제로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주 관심 개념은 신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 할 말은 신념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문득 누군가에게는 아집으로 비춰 칠 수 있는 이 신념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틈이 벌어지면 걷잡을 수 없이 반으로 쪼개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말은 즉슨 한 가지 생각 또는 당위적인 사고관이 자기 삶의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차지하게 된다면 나중에 수많은 변수들로부터 닥쳐오는 고생을 과연 이겨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충격 후에도 적응하고 복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경험으로부터 느끼고 있다. 대단히 발전적이고 자기만의 방법이 옳다고만 생각하는 독불장군이 잘 나가더라도 어려움에 대해 생각하지 않거나 삶에서의 충격 또한 받아들이고자 하지 않으면 본인의 유일한 믿음이 꺾여나간 것에 좌절하게 되고, 쌩쌩하게 활동하던 그 양반이 어느 날 무기력하고 꾀죄죄한 상태로 칩거하는 경우를 상상해 본다.
그래서 7년 전쯤 나는 나의 강박적 사고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감지한 후로 내 사고 또는 가치관 정립을 일기로 썼었는데 그때 당시 유치한 발상이지만 "탱탱볼이론"이라는 것을 만들어보았다. 탱탱볼은 말 그대로 걷잡을 수 없이 사방팔방 튕겨진다. 고무로 만들어져 있어 한번 땅에 던지면 다시 바닥을 딛고 튀어 오른다.
초등학교 때 많이 가지고 놀던 공인데, 어느 순간 내 사고관의 상징으로 자리 잡혔다.
어떠한 충격이나 어려움 또는 장애물이 와도 거기에 눌려 짜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튕겨져 나가며 다시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오뚝이와 비슷할지 모르는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고무로 만들어져 있기에 핵심은 유연하다는 것. 그 어떤 바닥에 내리꽂아도 충격을 이겨내고 튀어올라 내 키 이상을 넘어 버리는 탱탱볼을 기억하며 당시 대학생 시절 홀로 도서관에 지내며 내 생각을 글로 적은 것이 떠오른다.
당위적인 사고 그리고 지금까지 형성된 나만의 생각들은 바꾸기도 어렵고 귀찮고 불편하다.
하지만 일상에서 본인이 느끼는 피드백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다. 누군가로부터 혹은 본인 스스로부터 그날 하루가 혹은 이번 연도가 본인에게 만족하는지 아니면 불만족하는지 아니면 무기력한 지. 문제가 있다면 개선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안고가다가 끙끙 앓고 상처만 가득 남기도 한다.
"내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돼!" 도대체 누가 그러나요? 슈퍼맨이 아니고서야 끔찍한 재난이나 어쩔 수 없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면 하늘 탓도 하고 자기 탓도 한다. 그리고 그 선봉은 언제나 당위적인 자기만의 생각들이다. 그리고 남들은 동의안해도 자기 혼자 기준을 세워놓고 그 기준에 세상과 타인 그리고 자신을 평가한다. "나는 반드시 성공해야 돼" 아 네네~ 물론 그게 좋겠지만 그렇게 생각해서 과연 얼마나 변하셨나요?
무거움, 진득함, 변함없는 것 등이 흔히 믿음 혹은 성실로 상징되는 이미지도 벗어나야 한다. 촐싹거리거나 경박하거나 가볍거나 하는 등의 성질도 동시에 지녀야 본인의 식견도 넓어지고 풍부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는 그동안 강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런 생각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반성을 했지만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팔랑귀라던가, 선택장애라던가 등등 자기의 줏대가 없다면 기준을 세워놓는 작업이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 멤버들이 옛날 노래를 좋아하는 나를 59년생으로 보는 것도, 한때 나를 뒷담 화했던 탈퇴당한 멤버가 말했던 "모임장이 가벼워 보인다"도 내가 B급정서를 좋아하고 유머를 좋아하는 것도 내가 너무 많이 심어버린 나만의 대나무를 넘기 위해서 탱탱볼을 튀겼던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