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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l 04. 2024

소재고갈 특집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2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이십 일번째



도서관에 책을 가져다 주고 오늘도 야심 차게 어떤 글을 써볼까 고민을 해보는데 막상 안 떠오르는 날이 있다. 그런 걸 써도 되긴 하는데 머릿속에서 안 잡히는 느낌, 그리고 안 잡혀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쓸지 생각이 안나는 그 시점이 오늘 찾아 온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소재 고갈 그 자체를 다뤄보고자 한다. 아마 글을 정기적으로 쓰시거나 끊임없이 콘텐츠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무엇을 다룰지가 항상 고민의 연속일 것이다.



예전에 몇 백회씩 했던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나 지금의 런닝맨 같은 프로그램도 신선하고 재밌기도 하고 항상 시청자들을 흥분시키게 했지만 어느샌가 콘텐츠가 없어 고심한 특집이라던가 그냥 실내에서 진행하면서 시간 때우는 회차도 있었다. 이렇듯 대형 프로그램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골머리를 싸며 어떤 내용으로 이번주는 녹화할지 신경을 계속 쓴다.


준비된 소재가 떨어지면 예비 소재라든가 기존의 내용에 연결 지어서 새롭게 콘텐츠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이것조차 평가가 박하면 금방 힘이 없어지기도 하고 또 시간이 흐르면 이 또한 진부해지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글을 쓰는 데 있어 부담감을 내려놓는 게 가장 1순위라서 어떤 글을 매번 쓸지 항상 고민하지는 않는다. 그냥 오늘 떠오르는 아무 말 대잔치를 나열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어렵지 않게 쓰고는 있다.


그럼에도 소재고갈 특집이라는 제목을 달고 글을 써야 하나 생각은 했는데 어차피 내가 쓰고 싶은 글인데 뭔들 어쩌리라는 생각으로 글을 전개해 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어제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는데 잠시 뭐 좀 하고 적어본다고 했다가 이미 머릿속 기차가 떠나버렸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도 그랬던 적이 많다. "오 이거는 괜찮아 보인다"라고 생각했다가 금세 금붕어가 되던 적이 많았다.



모 유명작가는 자면서 옆에 메모지를 두고 잘 정도라 하니 콘텐츠의 압박도 압박이지만 어떻게든 뭐든 이끌어내려는 프로의식이 대단하다 생각한다. 비슷하게 나도 생각날 때면 메모를 하려고는 했는데 너무 나 자신의 기억을 자만했던 것인지 요즘에는 매번 까먹는다. "나이 들어서 그런 거라고요?... 조용히 하세요(버럭)". 그러다가 정말 뜬금없는 곳에서 잃어버렸던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감자를 들고 있는데 뿅 하고 떠오른다거나 그러는데 그때도 "아 잠깐만 감자마저 담고 생각해 보자"라고 따로 머릿속으로 명령하지도 않아도 그런 식으로 여기다가 또 기차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생각은 여러 번 일어나며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오므로 마치 낚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낚시할 때 물고기가 언제 찾아올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인내심의 보상이 제대로 오듯이 콘텐츠도 똑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낚싯대를 들고는 가야 낚시를 할 수 있는데 작품을 만드는 이에게 낚싯대는 항상 뭐든 생각나는 것을 메모하는 습관일 것이다. 또 지금 떠오르는 생각이 별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다가 메모를 안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보물임을 깨닫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몸에다 모든 기록을 써놓지는 않더라도 그냥 메모는 해놔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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