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 VS 점진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61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육십 일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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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해보자. VS 놀이.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 수준으로 유치할 수 있지만 가볍게!. 사색의 시간을 보내면서 호기심 영역의 딜레마가 생기기도 한다. 정치적으로 한정해서는 매파로 이야기하는 강경론파, 비둘기파로 이야기하는 온건파. 사회적으로는 변화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 변화의 연장선상에 나는 어떠한지 물음을 던져보고는 한다. 여러분들은 어느 쪽을 선호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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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발전의 관점에서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 달려 나가는 호랑이는 눈치 볼 것이 전혀 없다. 반대로 느리지만 신중한 것,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확보한 채 나아가는 계단식 오르기. 사실 답은 케바케의 진리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허물어지긴 하는데, 광범위하지만 어떤 지점을 하나 콕 집어 말해본다면? 아니면 대체적으로 성향이 이렇다라고 이야기 해본다면? 마음속에 와닿는 부분이 각자 있을 것이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내 생각을 말해보자면 나는 과거에는 급진적인 시선을 선호했지만 이제 점진적인 시선으로 많이 바라보려고 하는 것 같다. 호랑이인줄 알았지만 고양이였던 셈이고 멀리 나간 줄 알았지만 앞에는 더 큰 것이 기다리고 있었고 궁극적으로 지쳐만 가는 것 같았다. 강력하고 빠른 변화는 그런 것을 감수하며 이룩하고 나서 뒷수습하면 된다 할 수 있긴 한데 그러기에는 후퇴하는 몇 보가 큰 것 같았다. 내가 겁쟁이인지는 몰라도.


이런 부분이 비단 개인의 고민거리가 아닌 심리학에서도 꽤나 해묵은 화두였던 듯싶다. 내담자가 불안이나 공포를 극복하는 데 있어 홍수법이라고 불리는 다이렉트로 공포대상에 노출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점진적으로 대상과 비슷한 모양의 물건이나 사진으로 시작해서 점차 다가가게 하는 식으로 노출하는 것이 좋은지 연구들을 많이 했던 것으로 보인다. 치료이론에 따라 선호기법도 다르고 방향도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효율이 확실하다 말할기는 어려우나 최근에 본 리뷰에서는 후자의 방식이 아무래도 업데이트가 더 된 것으로 보였다.



denny-luan-ovm_b91yEgY-unsplash.jpg 가즈아!

균형의 추를 맞추어보자면 홍수법을 선호하는 관점에서는 점진적 관점이 오히려 내담자의 공포 편향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주장한다. 과정을 진행하면서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공포감, 두려움을 더욱 키우는 쪽으로 선회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태만이 개입할 수 있기도 한다는 입장이다. 급진과 점진의 역사는 오래전부터 함께 해왔다. 그리고 한 번쯤 보거나 마주치는 화두이기도 하다.


기원전 배수의 진부터 파비우스의 전술이라고 대표될만한 장기적인 소모전에 이르기까지 국가 역량을 동원하고 근현대 이전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였던 노동력을 기반한 인력이 전부였던 가장 극적인 상황으로 대표될 만한 전장에서는 한 번의 대규모 회전은 국가의 멸망을 초래했다. 지금은 이름조차 모를 수많은 부족부터 문명의 여러 나라들에 이르기 까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 불릴 수 있는 급진적인 결정은 극적이긴 하나 잘못하면 훅 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와 아주 밀접한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농담 삼아 연금복권이 좋은지 로또가 좋은지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고 하나의 밈이 된 "가즈아!"의 영끌까지 각자의 결정이 정말 다양하다. 다 좋은데 대전제가 하나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시간". 우리의 결정은 점진이든 급진이든 몇십 년의 흐름 속에 아주 작은 포인트이겠지만 시간의 변수는 흐르는 동안 계속 생겨난다는 것이다. 물론 한 번의 결정으로 몇십 년의 시간방향이 바뀐다는 이야기도 맞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런 극적인 순간이 얼마나 많겠나라는 생각도 든다. 열정을 추구하는 이에게는 이 관점은 보수적인 관점이며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무엇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노선을 택하든 계속해봐야만이 본인만의 노선이 생기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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