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84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팔십 사 번째
몇 년 전에 누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리라 생각을 했을까? 아직도 기억한다. 정치판에 끼어든 "돈은 많지만 머리 빈 대선후보"를 뽑지 않으리라는 기사들과 내가 접했던 여론은 그렇게 표현했었다. 하지만 웬걸? 언론에서 장밋빛을 그리던 힐러리가 무너지고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계속 배설하고 다녔음에도 당선이 되었다. 그때 당시에 기존 언론은 된 통 한 방 얻어맞은 듯했고 어쩌면 미국 내 증폭되는 음모론에 대해 불을 붙인 것도 언론의 신뢰성 추락도 연관 있어 보였다.
이와 관련된 자성의 목소리도 많이 나왔고 왜 그렇게 떠들어 댔는데 미국은 말도 안 되는 비정상적인 트럼프를 선택했는 지 인지부조화도 일어났었다. 트럼프는 오히려 더욱 당당해진 듯 보였고 그의 지지자들 또한 아무리 때려봤자 진실은 승리한다라는 의기양양한 자세로 열광했다. 언제나 정치판이 조용한 날이 있겠냐마는 트럼프 행정부도 소란과 진통을 오고 가며 시간이 흐르고 바이든의 시대까지 흘러 한때 임계점을 넘은 음모론 신봉은 결국 현실로 나타나 의사당을 점거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미국 대선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칼럼 하나를 우연히 읽었는데 인상 깊은 점은 민주당의 대처 방법이다. 집안관리조차 힘들어 잠시 치매논쟁(?)으로 시끄러웠던 민주당도 결국 해리스를 내세우면서 트럼프와 본격적으로 붙게 되었는데 트럼프는 자기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그 방법 그대로 다시 캠페인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 같다. 가짜뉴스와 비방 등등 감정적이고 네거티브로 다시 한번 불을 붙여보고자 한다.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냐?"라는 마음인지 민주당은 트럼프 진영의 공세에 힐러리때와 다른 방법을 취하고 있다. 첫째로는 트럼프 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논쟁거리에 대해 일일이 조목조목 반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점은 쉽게 표현해 보면 폭풍의 소용돌이를 만든 이에 맞서 함께 들어가 맞짱(?) 뜨는 것 자체가 그들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서 싸우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즉 사실이든 거짓이든 논쟁거리를 가지고 싸우다 보면 오고 가는 메시지가 대중의 피로감을 자극하고 적당한 시점에서 대중은 둘 중 하나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에서 결국 민주당이 손해이고 문제 되는 화두의 중심은 민주당이지, 트럼프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흑색선전에 대해 직접 반박하는 것보다는 그냥 트럼프와 그의 진영 수뇌부 태도를 꼬집는 쪽으로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둘째로는 그들의 주장을 그냥 무시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와 같이 그 화두에 같이 논박하다 보면 어느새 진흙탕싸움은 둘째치고 그들이 마련한 전장에서 싸워준다는 것 자체가 결국 대중이 보는 타깃은 민주당이 해명을 잘하는 지 아니면 거짓인지를 논하는 거지, 문제를 제기한 트럼프를 중점으로 생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무당층들은 피로감과 결부되어 설령 민주당이 맞는 주장을 해서 그 전장에서 이긴다 해도 그리 좋지 못한 감정을 민주당에 가질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 이것이 네거티브 전략이 선거전에서 만국공통으로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식한 듯 보이지만 대단히 치밀한 트럼프의 전략에 맞서 민주당의 대응이 달라진 것을 보면서 과연 이번 대선의 끝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 만약 민주당이 트럼프를 꼬집으면 트럼프는 트럼프대로 세상 모든 언론과 여론이 나를 미워해도 미국을 강하게 만들겠다는 순교자 전략이 다시 한번 통할지, 한판의 레슬링을 보는 듯 개인적으로 흥미롭다. 주먹을 치켜든 사진도 잘 나와겠다 트럼프도 기대가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