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82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팔십 이번째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무엇 먼저 듣겠는가?
"어.... 나쁘..!".
자! 좋은 소식에 대해서 먼저 말해보자면(?) 경험치가 쌓아진다는 입장으론 내 능력의 겸손함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조금씩 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며 어느새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움직이는 나를 보며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그래서 스스로 세워본 가정이 서서히 맞다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나쁜 소식은 퇴보했다는 것이다. 과욕에 의해서인지 조금씩 하는 것들을 늘리고 자 했는데 그 또한 도중에 중단된 여러 일들이 있었고 글쓰기 이외에 다른 것들에 대해 아직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라는 것이다. 매일마다 스스로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또한 불규칙하게 전개되고 있어 상당히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나는 가감 없이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왜냐? 이러면 내가 정신 차리고 다시 집중하지 않을까 해서!
퇴보했다는 것은 작은 것들이 여전히 우습게 보였는지 에너지 총량에서 벗어나 여러 개를 벌려 "해보지 뭐!" 라고 했다가 오히려 최소한으로 하고 있는 것조차 도매급으로 묶여 안 하는 경우가 생겨버려 그나마 글쓰기만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그 점이다. 그런데 0.2 버전과 지금 버전으로 업데이트되면서 그 사이의 생활들에서 느꼈던 점은 분명히 있다.
한 가지는 이 작은 것들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체감한 것은 내게 힘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그 감정은 상당히 버티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일상에서 스며드는 무기력감에 젖기가 굉장히 쉬워지고 자신에 대한 가치를 현저히 낮게 평가하는 경우를 본다. 하지만 내가 비록 여전히 우습게 보고 있는 이 것들을 함으로써 적어도 마음속의 안정을 되찾아 주고 있다는 것과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지만 통찰의 성장에도 기여한 점은 확실히 느껴지는 것 같다.
재미난 점은 반대로, 내가 최근에 당해본 경험처럼 이 작은 것들이 우습다고 생각해서, 또 별로 힘이 안 든다 생각해서 이것저것 해보려다가 중간에 안 하게 된 것은 개별적으로 따지면 손쉽게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다 생각했으나 다 합치면 예전에 생각했던 통념의 기준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다하다 보니 시작이 어렵다는 말이 맞는 것처럼 분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각 잡고 신경 쓰고 에너지를 투여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리해 보면 가장 결정적인 미루기와의 전쟁 0.3 버전의 메시지는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를 하는 시간도 그렇지만 심지어 10분 이내에 끝내는 일들이 주는 힘은 단순히 계량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 도중 중단해 버린 습관의 분량을 오히려 "형편없을 정도"로 낮추어 버렸다. 그리고 과감히 한 손안에 들어 올 몇 가지 키워낼 습관만 집중해 보기로 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유의미한 결과가 있어 아마도 나는 열불 나게 자랑하고 다닐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가치 있는 과정이라 여긴다. 누차 내게 강조하지만 중요한 건 "계속"하는 것에 있지, 그것을 얼마나 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이 형편없는 작은 것들의 힘을 증명해 내는 과정을 몸소 체험해 보고 말할 때가 되면 얼마나 영광스럽겠는가?! 때가 되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