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100일 성장일기 3
벽돌 시리즈 세 번째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글세 나도 모르겠다.
바야흐로 2022년 4월 22일 자정을 넘긴 새벽 1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에서는 또래들과 적응하기 힘들고, 억지로 적응하자니 피곤해지고 이미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치고 하는 마당에 나는 끼어들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아싸 대학생활경험으로 인해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문득. 만들었다
"포텐셜 세종청년 모임"
만든 지 하루가 안된 그날 저녁 누군가가 가입을 했고, 또 누군가가 들어왔다. 맨 처음 나의 생각은
그냥 나랑 친해질 만한 몇몇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주말에 첫 모임을 가졌다. 멤버 3명.
모인 사람 3명 그중 나도 포함.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름대로 할만했다. 스스로 뭔가 개운하단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뭐 영화처럼 느낌이나 영감이 마법처럼 바뀌냐고 하는 말은 천만에... 그런 거 없었다.
그렇게 매주 2번 수요일 하고 일요일에 모임을 가졌다. 어느덧 한 달이 지나고 그다음 한 달.
멤버수가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그간 못 푼 한 마냥 매주 나는 모임을 참가해 발제와 이야기를 사회 봤고
관심 있어 하는 내 또래 사람들은 고맙게도 같이 발을 맞춰 주었다. 운영하는 맛을 점점 알게 되자,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도 해보고 독려하기 위해 참여 공간에서 처음 나오거나, 수줍어하는 멤버의 말을 한마디라도 더하게끔 신경을 썼다.
매주 모임 두 번 나가는 낙으로 살던 나는 시간이 후루룩 지나, 형에게서 정보를 듣고는 행안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그냥 지원해 보게 되었다. 내 정성이 하늘에 닿아.. 아니 멤버들에게 조금이라도 전해졌는지 멤버수는 늘어나고 소위 고인 물이라는 정기적 참여멤버도 늘어났다.
그렇게 지원서를 넣고 반 해탈한 채로 기다리는 중에 합격했다고 하자 당연히 기뻤다. 뭔가 이뤄낸 것 같다는 성취감이 증기기관차 석탄 때는 것 마냥 나를 일으켰다.
누군가에게 시작은 로맨틱하거나 강렬한 무언가 혹은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나는 외로움과 "그냥"이었다. 별로 로맨틱하지도 않고 거창하지도 않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시작하고 지속하는 것은 내가 느낀 성취감이라는 보상으로 찾아왔다.
누군가가 나의 글로 무언가 영감이나 희망을 얻었다면 오늘도 성취감의 한 조각을 고이 챙겨갈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하는 것에 대한 그 어떤 동기나 열정에 대한 환상은 없었다. 한발 한발 나아가면 나도 모르게 온다는 말이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