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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은 없다.

대학원생의 100일 성장일기 5

by 포텐조

벽돌 시리즈 다섯 번째.


책장을 보노라면 꽂혀있는 무수한 자기 계발서들이 보인다. 읽으면 어느샌가 내 안의 거인이 일어나고 활력이 생기는 느낌이 너무 좋다! 책에서는 온갖 방법들이 소개된다. 금방이라도 성공할 것 같다. 이제 시작해 볼...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리셋. 자기 계발서를 꾸준히 읽어도 그때만 잠깐 불똥이 튀지 그 이상은 불이 안 붙는 느낌은 여전하다. 지금도 그렇고. 또 또 어떻게 나의 동기를 끌어오고 보다 좋은 방법, 공부 열심히 하고 운동 열심히 하는 방법, 동기부여 명언들을 찾아보고 거기서 또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또다시 리셋.

학창 시절부터 내려온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나의 일상이다.

요 근래 자아성찰을 하며 깨닫는 점이 쬐에에에~~ 끔 생기긴 했는데, 답은 이미 다 나와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내가 불안하고 현 상황에 대해 기피하며 좀 더 수월한 방법, 좀 더 괜찮은 방법,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읽어댔는데, 어떻게 보면 마냥 나쁜 일은 아닌 게 그만큼 독서량도 늘고 방법도 알 수 있어서 좋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실행에 옮겨서 달성한 건 거의 전무하다. 즉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를 읽긴 했으나 실행은 하지 않았다. 문제는 멀리 있지 않았다. 정답이란 길은 열려있었으나, 내가 그 길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으며 여러 이정표를 계속 맴돌며 어떤 게 좋은지만 따지다가 시간만 보낸 셈이다.

성공이나 달성은 고되다는 것, 쉽지 않은 것을 인정하지 않은 나에게 문득 반성한다. 자기 계발서를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게 비슷비슷한 골자이자 내용들이다. 그렇기에 화려한 경력과 색상의 표지에 잠깐의 개념에 혹해서 넘어갔지, 결국 제시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지속해 봐야 이게 내게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것인데, 그것 조차 안 하고 한 없이 재기만 하니 이게 틀린 지 저게 맞는지도 모르니 불안함은 더욱 가중된 것 같다.

어떤 방법이든 간에, 괜찮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진득하게 밀어붙여본 경험이 있느냐다.

그게 없으니 정답오답에 대해 강박적으로 매달리고 진짜(스스로 정의 내린 쉬운 방법) 정답을 찾기 위해 헤맨 것이다.

애초에 본인 일상에서 벗어나는 변화는 누군가는 매일 해서 당연하다지만 그건 그 사람의 일상이다.

본인의 일상에선 당연히 처음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 처음부터 편하고 처음부터 단순하고 효율적인 게 과연 얼마나 될까?

설령 있더라도 그게 과연 찾아낸 만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도 의문이고 막상 또 실행 안 하면 영영 제로 상태인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엉덩이 붙여 무식할 정도로 공부해서 흔히 명문대간 학생이 공부법 찾고 머리 좋은 약 찾고, 좋은 학원 찾는데 막상 공부는 안 하는 학생보다 당연히 결과는 좋을 수밖에 없다.

지금의 나는 후자인 공부 안 하는 학생 같아서 많이 찔린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타박하는 게 아닌 오히려 답이 나와있기에 발걸음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이 글을 쓰며, "누가 누구에게 조언이야"라겠지만은...

혹시라도 현재 본인의 성장이나 변화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거나 불안한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성찰해 볼 만하지 않나 싶다. 당연히 나에게도 하는 소리다. 그래서 나는 심리학에서 이미 제시된 방법들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시도해보려고 한다.

뻔하지만 정석인 방법들. 이미 답은 나와있어 진부하다 생각하는 방법들.

막상 해보면 지루하거나 귀찮은 방법들. 근데 어쩌겠나 이미 답은 나와있는데...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걸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지름길은 없다.


PS. 조금씩 찾아와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꾸준히 해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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