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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둘

대학원생의 100일 성장일기 2

by 포텐조


벽돌 시리즈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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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주의자다.


강박적이고 집착적인 완벽주의자, 나한테 유리한쪽으로 혹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질된 완벽주의.

덕분에 스스로를 혹독하게 채찍질을 해왔다.


초등학생 시절, 엄마와 함께 마트로 장을 보러 갔다. 엄마는 잠시 다른 코너로 가 있었고 나는 초밥 코너에서 초밥을 담으려 종이박스에 열심히 초밥을 담고 있었다.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할아버지가 와서는 대뜸 "너 공부 못하지? 초밥을 가지런히 담아야지 이게 뭐냐? 공부 못하는 게 분명해" 어린 나이에도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안다. 그때 할아버지의 표정은 후자였다.


그때의 들은 말은 상처가 되고, 어느샌가 자기 예언처럼 받아들이고 싶진 않았으나 할아버지의 말처럼 되어가고 있었다. 학창 시절 공부는 뒷전 하루종일 게임만 하기 바빴다. 오늘도 할아버지 1승.


그렇게 수백 수천 승리를 한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겠지만(?) 그의 말은 여전히 나를 붙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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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지? 분명해"


부정하고 싶지만 어느새 차곡차곡, 돌이켜보니 누군가의 한마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침을 알게 된 것 같다.

믿고 지지하는 사람과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사람


세상엔 온갖 인간 군상이 존재한다. 그의 한마디가 무기력한 완벽주의에 한몫을 한 것이다. 차라리 무언가를 달성하고 완벽주의니 뭐니 그러면 억울하지도 않겠지.


전 게시글처럼 나중에, 어느 중요한 완벽하고 무결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는 성공은 찾아오지 않았다. 완벽한 시간과 생각은 없다는 것을 먼 길을 돌아 이제야 문득 조금 깨닫는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를 다시 사람으로 치유하는 중에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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