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19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십 구번째
마주 치는 모든 순간이 확률의 연속이다. 자동차 교통사고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고, 비행기 사고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에, 그 피해자가 내가 될 수 있으므로 사실 모든 순간이 공포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축복이라도 받았는지 그런 확률이 있음에도 인간은 대단히 둔감해지고 마치 그런 일이 없다는 듯이 행동하기도 한다. 분명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도 막말로 무식하게 행동하는 것 같아 보인다.
읽었던 책 중에 비행기 타는 것을 무서워하는 사람의 상담사례가 있었다. 그 사람은 그런 일이 닥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무서워서 공항 근처도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 사람이 기꺼이 비행기를 타기까지 과정에서 확증 편향의 오류를 짚어줄 필요가 있었다. 어느 한쪽을 극대화해서 그것이 전부다라고 생각하는 경우, 반대의 증거를 스스로 깨닫게 하여 그것이 부정확한 판단이였음을 알게 만든다.
통계적으로는 사실 비행기 사고가 미디어에서 보듯이 한번 추락하면 모두가 목숨을 잃어버리기 쉽지만 그런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자동차 교통사고보다 훨씬 적다. 규모적인 차이에서도 있겠지만은 전세계 운항 노선을 보노라면 지구가 실타래로 똘똘 감싸지는 것처럼 매일의 항공노선이 수백 수천건이 쏟아진다. 그런데 거기서 비행기가 추락할 확률이라 한다면 이미 그건 우리가 다른 나라 항공 사고를 지켜보듯 뉴스에 나올 만한 굉장히 희귀한 케이스다.
이런 확률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으나 카드게임으로 치면 A카드가 동시에 나온다거나 패가 순서대로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엄청 희소한 확률처럼 우리 삶에서 마주치기가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비행기를 두려워하던 내담자는 그 확률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멀리 갈것도 없이 좋은 방향으로 본다면 로또가 당첨되는 경우처럼 극히 희박한 그런 확률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면 삶이 피곤해지는 건 당연하다.
보편적인 안전 문제를 제외하고는 둔감해지는 것은 어쩌면 축복이다. 우리가 일상에 대해 무감각하게 여긴다거나 혹은 인간관계에 있어 더 이상의 신선함이 다가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대단히 안정적임을 역으로 증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 위의 사례처럼 확률에 집중하면 사실 온 신경이 집중되다보니 "어쩌나"의 연속이겠지만 우리는 무뎌지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
두려움이나 공포는 생존에 대한 대처로써 신호를 보내지만 그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우리가 설정 해 놓은대로 반응하게 된다. 수치화하고 직관적이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 본성이란 결국 무수한 환경의 변수를 통제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통제를 함으로써 안정감을 찾는 것을 기초로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 우리는 그것을 운이라 부르기도 하고 운명이라 부르기도 한다. 제 아무리 날고 뛰는 인간이라도 환경의 변수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게 되어있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상황 그리고 환경은 벌어진 일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벌어진 일을 가지고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또 다른 변수를 창출 해 낸다. 이미 엎질러진 물 가지고 백날 뭐라고 하며 주어 담으려 해도 소용 없듯이 이미 벌어진 일(설령 그것이 너무나도 행복한 일이라도)이 또 다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