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44번째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44번째
스근하게 아아좀 타고~ 고양이 똥배 좀 만줘주고~(가끔은 무는 것으로 화답하신다).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본다. "오늘은 몇 번째 글이지~~? 어라 444!?" 불길한 숫자 4가 트리플로다가 찾아왔다. 444번째 글을 맞아 참을 수 없이 미신에 관한 관점을 담아보도록 하겠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아니 그냥 인간이 사는 모든 곳에 미신은 존재한다.
서양은 13을 꺼림직하게 여긴다. 기독교 문화가 곧 유럽 문화의 모체이기도 해서 예수가 죽은 날이 13일이라 우리나라 4처럼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도 13일의 금요일이란 공포영화가 있듯이 말이다. 또는 연속적으로 만날 때 외에는 접하기 힘든 666이란 숫자도 서구권의 sns에서 활발히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게 기독교의 성경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사탄의 상징이기도 해서 이와 결부된 음모론도 보인다.
숫자 말고도 미신들은 무수히 많다. "다리 떨면 복 달아난다", "수저 엎어 놓으면 복 달아난다" "한숨 쉬면 복 달아난다" 등등 어르신들이 하시는 레퍼토리가 있고 지금도 몇몇은 세대 전수 되어 그대로 체화되어 이어지고 있다. 미역국 먹으면 수능 망친다 등등 마냥 농담으로 웃고 넘기기엔 마음에 걸리는 미신들이 산적해 있다. 외국도 검은 고양이를 보면 불길하다 등등.
나는 쫄보라서 예전부터 미신도 미신이지만 귀신 자체를 너무나 무서워했다. 각색이 아니라 원효대사 해골물처럼 느꼈던 일화를 소개하자면 중학생 시절 부모님과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새벽에 어쩌다 눈이 뜨여져 앞에 자리한 장롱을 쳐다보니 소스라치게 기겁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할 수 없었다. 첫째는 너무 놀라 겁을 그냥 묵음으로 집어삼켰고, 둘째는 비명을 외치면 앞에 보이는 귀신이 찾아와서 해코지 할까 봐 심리적 인질상태에 놓여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장면은 장롱 앞에 긴 검은 머리의 형체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어쩔 줄을 몰라 얼어붙고 식은 땀이 났다. 그렇게 판문점처럼 대치상태로 뜬 눈으로 굳은 채 몇 분이나 흘렀을까. 담이 걸릴 것 같아 포기하려던 찰나, 밤에 라이트를 켜고 커브길을 거세게 도는 차가 있으면 차창에 빛이 비추는 데 마침 타이밍이 그때였다. 빛이 장롱 쪽까지 번지자 나는 정체가 무엇인지 알았다.
장롱 문 손잡이에, 세탁소 옷걸이에 걸린 바지였던 것이다. 가뜩이나 양갈래로 펑퍼짐하게 놓여있어 크기가 더 부풀어져 보였고 거기다가 목도리까지 얹혀 있으니 귀신의 머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시간이 지나고 원효대사가 물을 맛있게 먹고 이후 토하고 나서 깨달았지만 나는 반대로 겁을 집어먹다가 이후 안도를 하며 깨달았다. 사람의 인식이 귀신보다 무섭다는 것을.
그때가 지나서도 귀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사람의 인식과 문화 그리고 꿈에 대한 판단과 심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곁다리라도 알고 나니 그리 무섭게 여겨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미신이나 귀신의 존재를 예전보다 믿지 않게 되었다. 첨언하자면 자기는 미신을 일부러 극복하고자 널리 사용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러 숫자를 4를 사용한다던지 등등이 있는데 문제 될 것은 없으나 이미지라는 게 있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존중한다면 가급적 신중해야 할 표현이기도 하다.
아무리 터무니없더라도 분명 누군가는 당신을 판단할 수 있는 한 가지가 더 생기는 셈이니, 이런 문화적 요소는 공유자산이기도 해서 단순하게 환산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끼익~) 어... 뭐야 왜 문이 열리지!(쫄보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