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68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육십 팔번째
날씨가 얼어붙고 폭설로 사고가 많이 생기다 보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퇴근할 때쯤의 어둔 밤, 차량행렬의 붉은 빛들이 눈을 어지롭게 한다. "이불 밖은 위험해"를 외치며 후딱 집으로 들어가 노근노근한 몸을 달랜다. 오늘은 특별한 거 없다. 여느 때와 같은 목요일이고 겨울 한 복판의 저녁이다. 멍때리다 보니 어영부영 지나갈까봐 무언가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본다.
이때 갑자기 드는 생각! 뿅! 어제 모임에서 나눈 여러 이야기 중, 20대 후반의 멤버가 "20대와 30대의 차이가 어떤지" 묻는 발제였다. 한 달 후면 3으로 앞자리가 바뀌는 나는 상처 받았다(?). 그 멤버는 아직 창창하지만 나는 진짜 내일 모레니까. 30대 중 후반의 멤버들이 진심반 농담반으로 이야기를 하는 데 영양제를 먹은 날과 먹지 않은 날의 차이를 이야기 하기도 했고, 밤샘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나다가 나는 "20대와 30대의 차이 아닌 차이는 개인적으로 완전한 능동성이 발현되는 것"으로 구분되지 않을까하는 뇌피셜을 이야기 해보았다. 이것도 케바케이긴 하지만 20대의 시작부터 대학교에 들어가 여전히 보호받는, 혹은 테두리 안에서 다소 수동적인 입장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30대는 학교, 군대, 사회생활 초보라는 보호막이 완전히 벗겨지는 나잇대다 보니 그런 취지로 주장했다.
이 말의 연장선상으로 오늘 멍때리다 집에서 지극히 평범한 한 주의 하룻속에서 나잇대를 막론하고 지루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무감각해진 생활을 보내고 있노라면, 스스로 삶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행동을 취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는 철저히 능동적인 상태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오늘도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출퇴근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논문을 찾아보면서 대학원 시절을 보냈을 때, 관련 개념을 찾다가 일에 관해서만 한정짓기 했지만, 지금보니 일반적으로 일상을 보내는 모든 영역에서 사람은 자기가 어떤 시간을 만들지, 어떻게 행동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며 또 만들어야 만족스러운 생활을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분명 누군가는 이를 "억지" 혹은 "인위적"이라고 이야기 할 것이지만 내 스스로 안에서 나온 억지와 인위적이란 개념은 조금은 다른 문제다.
그것은 항상 부딪히는 습관의 문제이기도 하고 경험하지 않은 불편감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덕분에 멍때리다가도 글을 쓰면 만족스러운 감정을 가지는 선순환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