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49
벽돌시리즈 사십 구 번째
축제 시즌이다. 불꽃 터지는 소리와 힘찬 가수의 노랫소리도 들려온다. 불꽃축제도 한다고 하는데 평범한 일상을 다채롭게 하는 이벤트는 언제나 축제다. 대중들의 지루하고 평범한 또는 힘든 마음을 달래고 도시 전체적으로 활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축제만 한 것이 없다. 나도 축제를 좋아한다. 가족이랑 축제를 가기도 하는데 한켠에는 아쉬운 점도 있다. 친구랑도 같이 가서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왜냐하면 여전히 나는 아싸이니까(?)
밖에서 불꽃이 터지면 내 맘 속에는 고독이 들려온다. 오늘 집에서 폭죽 터지는 소리를 듣노라면 뭔지 모를 고독감이 몰려온다. 나도 놀 줄 아는데...라는 생각도 하고 별거 없다며 나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모임 내에서도 은근 외향적이고 촐랑 걸리는 스타일이다 보니 관종기질도 없지 않다. 모임에서 사람들과 같이 가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보다는 그냥 이미 기존의 친구가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을 하면 모임의 인맥은 아직 새싹단계인 것이다.
축제와 함성에 내가 아쉬운 점을 의미 부여했을지 모르나 그런 감정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왜냐하면 20대를 가족 이외에 거의 혼자 지내왔으니 계룡산에서 이제 막 하산한 도사님일 수도 있겠다. 도시의 시원한 밤공기를 들이켜노라면 뭔지 모를 기대감과 감정이 부풀어 오른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그동안 나의 고독감이 오히려 나의 친구였다. 고독감 혹은 외로움이라는 불리는 이 친구를 거부할수록 끈덕지게 따라붙으며 오히려 가끔 내 맘속에 상처를 내기도 해서 이제는 애증의 고독감과 친구가 되었다.
내방 책상에서 글을 쓰거나 일기를 쓸 때 나의 고독감이 해를 끼치지 않았나 싶으나 또 그건 아니었다.
되레 나를 단련시킨 천방지축의 녀석이었던 것 같다.
홀로서기. 고독감은 자의식과잉으로 나를 비판하고 무기력하게 하는 못된 녀석이었지만 반대로 그만큼 나를 구석구석 살펴보게 하는 거울이기도 했다. 내 심정에 대해, 내 정체성에 대해,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예전 관점에서 보노라면 갇히고 무기력했던 나를 점점 그쪽으로 몰아갔지만, 오히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이제는 어떤 메커니즘으로 내가 고통받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는 고독감을 느낀다. 아무리 친구가 많은 사람이라도 정작 마음이 공허할 수도 있다. 진짜 맘을 털어놓을 진정한 친구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그전에는 홀로 서지 못했기에 이런 외로움과 공허함에 매번 넘어지고 다치기 일쑤였다. 일어나면 무기력하고, 게임만 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잠만 늘어지게 자는 일상을 보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독감을 변질시켰다.
하지만 이제는 굳은살이 생겼다. 여전히 공허하거나 고독을 느끼지만 이것 또한 수많은 일상에서 닥쳐오는 감정이라 받아들이자 차린 것은 별거 없는 내 집에 손님이 찾아와 식사를 하려 한다. 가끔 영화 속에 손님을 초대하면 몇몇 인파들이 들어오면 그중 웬수같은 한 인물이 정면에서 보이고 온갖 감정을 느끼며 인사를 하거나 어떤 액션을 취하는데 그거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웬수같은 고독감이 찾아와서 뻔뻔하게 나에게 인사를 한다.
그렇지만 나도 두꺼워졌기에 웃으며 인사를 하고 들어오라 한다. 그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뻔뻔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사람들 앞에서 깽판은 치지 않는다. 나를 단련시킨 독특한 이 녀석은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낀다. 심지어 정황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고독사가 많아져 사회적인 문제점으로 들어섰다. 고독감이라는 녀석은 냉혹하다, 무자비하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다들 싫어한다.
그런데 이 녀석도 알고 보면 나의 감정중 하나이고 나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면 오기 부리는 이 녀석을 어느 정도 한 꺼풀 꺾이게 한다. 가끔은 고독이 주는 이점을 생각하면 많은 단점을 상쇄하기도 한다. 너무 많은 인파에 치이다 보면 집에서 홀로 쉬기를 원하는 사람처럼 나를 혼자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너무 혼자 있으면 힘들기는 하지만 고독감이라는 녀석은 굉장히 독특한 녀석임에 틀림없다.
고독을 역으로 이용하게 되면 가게닫고 잠시 정비시간을 가지듯이 많은 부분에서 놓쳤던 것이 보일수도 있고 양날의 검이긴 하지만 나에 대해 집중할수있는 시간도 가지게 된다. 그러기에 고독감의 파도 또한 두려워하지말고 순리에 맞게 그 방향대로 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