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14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55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오십 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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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박수(짝짝짝). "10보전진 5보 후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지 14일 즉 2주가 흘렀다. 그때부터 지금인 오늘까지 하루도 안 빼먹고 일상에서 내가 하고자 했던 두 가지 목표인 자기 격려 5분간 하는 것과 영단어 1개씩 암기를 했다. 읽고 있는 사람들의 웃음이 들려온다. 귀 간지럽다. 누군가는 헛웃음 혹은 별것 가지고 그런다고 하겠지만 나는 아주 중요한 분기점이 온 것이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것을 그것도 무기력하게만 느껴졌던 내 방에서 정적인 활동을 꾸준히 14일간 해온 적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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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에서 가끔 수사상황이나 어떤 계획을 추진하기 전에 벽면에 수많은 사진과 지도와 압정을 박고 나서 실로 감아서 연관성 있는 사진이나 자료끼리 잇는 것을 볼 수 있다. 내가 공개일기를 시작할 때의 마음처럼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내 일상의 정답이라 마음먹고 시작했던 것이다. 하나의 가는 실이 어떤 포인트나 지점과 연결 지어진다. 즉 출발지와 목적지가 이어지게 하는 가는 실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내게는 굉장히 소중한 경험들인 것이다.


저번달만 해도 5분간 하는 것과 영단어 1개 외우는 것을 누군가에게 말한다는 것이 살짝 반신반의하기도 했다. 당연히 내가 봐도 별거 아닌 것이기에, 누가 봐도 별거 아니니까. 하지만 매일 하는 것은 생각보다 번거로운 일이었다. 하고 나니 생각보다 감정의 요동이 컸다. 한마디로 만족스럽다. 그동안 심리학 서적들이나 몇몇 심리학을 기반으로 주장하는 자기 계발서들이 주장해 오던 작은 것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니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살펴보면 지금의 행동이 기존의 일상 습관들과 반대되기에 적어도 나에게는 5분 아니 10초만 뭔가를 결심하고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시작하는 것이 귀찮다. 그것을 평탄화하는 작업을 하는 차원이기도 하고 궁극적으로 내가 이루고자 하는 다양한 목표들의 시발점으로 기능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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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신비로움을 보노라면 어떨 땐 탄성이 나오기도 한다. 숲 속 오색찬란한 식물들 그리고 각 동물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형태를 다큐멘터리로 접하면 없던 창조주도 있을 법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늘고 길게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결국 나의 삶을 이루어가는 거미줄에서 그중 하나의 줄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빗방울이 맺힌 거미줄을 보자. 오밀조밀한 패턴을 넘어 흐릿한 날씨에 투명한 실은 영롱한 자태를 보여준다.


거미는 엉덩이(?)에서 줄을 내뿜는데 줄끼리 서서히 얽히고설키게 만들어나간다. 그 작디작은 거미가 끙끙 앓으며 만들어나가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어느새 자기 몸집보다 몇 배는 큰 거미줄을 완성시켜 놓았다. 그리고 자기보다 큰 곤충인 잠자리가 거미줄에 걸리게 되면 그날 거미는 포식하는 날이자 그동안 한 맺힌 영양분을 채우는 날이다. 나도 거미를 닮고 싶다.


잠자리가 운이나 내가 원하는 달성이라 생각하면 보다 이해가 된다. 가끔 연예인이나 공인이 성공을 거두고 자기 분수에 맞지 않은 엄청난 관심과 업적에 몸 둘 바를 모르며 시상식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는데 나의 거미줄에서 잠자리는 내 몸집보다 큰 운이자 달성이다. 실 하나는 어떻게 보면 정말 우스울 정도로 약하거나 쉽게 끊어지기도 하고 이걸로 뭐 하나 생각을 하지만, 아니 사람으로 따지면 실과 바늘을 접하게 되면 이걸로 어떻게 옷을 만드나 싶으나 결국 누군가는 한 벌의 옷을 만들어 낸다.


14일이라는 시간과 각각 다 합쳐봤자 10분도 안 되는 시간을 매일 해낸 것이 읽는 이는 여전히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성장일기와 가장 부합한 달성이며, 이렇게 가늘고 길게 만들어 나가다 보면 예전과는 다른 일상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인천에서 잠시 내려왔던 옛날 멤버에게 해주었던 말인 "0과 1"을 나에게도 직접 하고 있음을 보니 기분이 좋다.


0과 1은 다른 것이다. 또 0.1과 0은 분명 다르다. 0.1도 안되면 0.01이라도 매일 해나가다 보면 파이는 커지고 무엇보다 감정적인 에너지가 생김을 느낀다. 일시적인 동기부여가 아닌 진정성이 느껴지는 오래가는 동기부여가 찾아온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를 그런 감정 그리고 누군가는 이미 겪고 있는 그 감정을 소중히 두 손 담아 내 맘속에서 키워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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