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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일제의 쇠락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05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오번째



19세기부터 1945년까지의 일본은 그야말로 날아다니는 제국주의 열강이었다. 최근에서야 놀라웠던 점은 일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는 별개로 러일전쟁과 중일전쟁 그리고 동남아시아를 침공한 일본이 생각보다 강력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제의 대외 팽창은 조선을 전초기지 삼아 만주를 진출하고 중국까지 삼키기 위한 야욕과 함께 부족한 자원을 착취하기 위한 전형적인 제국주의적 전시체제였다.



일본이 남방작전을 속도감 있게 펼쳤던 것과 땅 지키기에만 급급한 서구권 식민지 주둔군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벌이며 동남아시아를 훑으므로 아시아 패권국이란 자부심 혹은 오만함을 스스로 심어주었는지 모르겠다. 진주만을 급습해 미국에게 피해를 입힌 것도 일본 입장에서 나름대로 선방이라 할 수는 있겠으나 이 모든 전선의 부메랑들은 다시 그들에게 돌아왔다.


일본의 패망요소를 미국과 연합군의 반격에 주안점을 두지만, 내부적으로 이들 체제의 어떤 취약점이 있었는 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일본군 수뇌부는 서로 득달같이 물고 뜯고 싸우고 심지어 해군 출신 총리인 사이토 마코토(조선총독을 지냄)를 육해공 갈등으로 인해 암살하는 등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군 파벌들이 세 분류로 나뉘어 싸운 것과 다름이 없었다. 작전도 협조를 안해주었고 서로 공이 돌아가려한다치면 견제부터 하는 등의 불합리함이 있었다.



전투와 전쟁도 결국 사람이 결정하고 사람이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압도적인 미군의 전력 차이가 있어 거기에 원인을 둔다해도 그들의 막장성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우리가 미국때문에 진거야, 사실 우린 문제없었어"라고 생각하면 변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조선의 입장으로써는 저들 스스로 자폭함으로 끝을 내서 천만 다행이긴 하지만. 또한 국가 신토 이데올로기는 파시즘과 함께 천황을 유일신처럼 숭배하며 카미카제나 자살돌격등에 명분을 심어주고 마치 신을 위한 인신공양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남방작전이나 진주만 기습같은 굵직한 작전까지 이들이 다른 나라를 침공하고 팽창하려 했던 이유는 자체적으로 자원의 공급과 수요를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장 군함을 만들어야 하는 데 "고무"가 필요하다? 그러면 동남아시아를 칠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 탱크 굴릴 연료가 필요하다? 미국이 석유를 끊어버리자 태평양까지 전선이 늘어나다 못해 돌고돌아 결국 패망의 길로 가는 수순을 밟았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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