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에세이] 예민함을 가진 나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07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칠번째


liudmyla-denysiuk-iJ9o00UeAWk-unsplash.jpg

오늘 독서회에서는 모 멤버가 "예민함이라는 무기(롤프 젤린)"이라는 책을 들고 와 발제를 했다. 우리에게 예민함의 문항을 들려주고 맞는지 아닌지 체크하게 했는데 나와 멤버중 한 명이 예민함으로 판정되었다. 특히나 가장 예민한 사람은 글쎄 나였다. 발제 멤버가 10개 나왔고 예민함 판정받은 멤버는 15개면 나는 17개가 나왔던 것이다. 23개 문항인가? 그 중 절반을 넘기면 예민함이었다.



marco-bianchetti-rdscoTsxv80-unsplash.jpg

아무튼 예민함 끝판왕인 나로서는 공감이 가는 책 속 문장들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멤버가 경험담으로 추가 보충 해주는 것을 들어보며 공감했다. 예민한 사람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외부자극을 많이 받아들이고 내적으로 처리하고 신경쓰는게 많아지다보니 에너지 소비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맞다. 상처받기 쉬운 예민함은 이를 바탕으로 흘러가는 말 한마디에 많은 의미와 시선 그리고 상대방을 신경쓰는 이타성까지 함께하니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도 절대로 공무원이나 위계질서가 뚜렷한 조직에서 생활하기 힘든 스타일임을 알고 있다. 까라면 까의 부조리함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놀고들 있는 술자리나 양아치라 느껴지는 천한 군대문화는 극혐을 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걸로 둔감 혹은 예민이라 말하는 건 오류다. 오히려 잘못된 것과 잘못되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 해야 하며 눈 앞을 가리면서 예민하니까 못 견뎌한다라고 말하는 이런 분위기가 비열하다 생각한다.



tim-arterbury-VkwRmha1_tI-unsplash.jpg

멤버들의 직장생활 잔혹사를 들어보면서 여전히 노답이고 아직도 한참 멀었다란 생각이 든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왜 우리나라가 자살률이 탑으로 달리는 지 예민한 나는 눈에 잘만 보인다. 책에서는 선을 긋는 습관을 가지며 건강한 이기주의를 만들라 제시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침소봉대하는 면이 있고 상처의 잔상이 오래가는 편이다. 또한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나의 영역과 쓰잘데기 없는 영역을 분리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말한다.


예민함을 가진 이들이 마냥 부정적인 특성으로 고통받는다 생각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공감적인 능력에서 뛰어나며 예술적인 면에서 둔감한 사람들보다 우위에 있다. 작은 단서라도 표현하는 데 있어 세심하며 누군가의 아픔을 나누는 것은 글과 심리쪽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에게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장점이기도 하다. 예민함으로 고통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대단한 능력이 되어 주기도 해서 아리송한 녀석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keyword
이전 09화[에세이] 뭐 재미난 거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