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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피에르는 누구였을까? 1부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845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팔백 사십 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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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당시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를 열심히 읽고 완독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작가의 관점에 크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고증에 대한 해석도 문제가 있음을 알고서야 그냥 흘러가는 역사소설정도로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때 어렴풋이 알았던 십자군에 대해서 큰 맥락을 짚게 해준 것은 변함이 없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을 보고서 그 책을 읽으니 더 흥미로웠던 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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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랄라~ 2025년 연말인 현재로 돌아와 지금. 십자군의 1차에서 9차까지 이어지는 원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3차 십자군에 이목이 집중되어 있을 테지만 나는 그 초창기 시작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1차 십자군 원정 직전에 바로 민중 십자군이라는 집단이 발흥하여 동유럽을 넘어 콘스탄티노플, 니케아까지 찍고 나서 산산히 흩어져 버린다. 이들은 십자군 전쟁이란 사건의 신호탄 역할을 했던 것은 분명하고 당시 서방과 중동세계에 기대감과 위기감을 동시에 불러 일으켰던 전조현상이었다.


민중 십자군은 한 마디로, 민중으로 이루어진 십자군.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훈련되어 있지 않은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뭉친 십자군이었다. 4차 십자군 못지 않게 논란도 많이 있었던 십자군. 오합지졸에다 조직 체계가 어떠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은자 피에르란 수도사가 대중을 선동하여 최대 10만까지 군집시켰던 무리의 리더였다. 교황 우르바노 2세가 십자군 전쟁을 천명하자 프랑스 출신인 그는 깡마른 몸에 당나귀를 타고 도시와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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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빈민이자 농노였던 사람들은 피에르의 연설에 하나 둘 씩 모이기 시작해 행렬을 이루었고 그를 따라서 프랑스에서 독일까지 건너갔다. 이 중에는 소수의 귀족들도 감화되어 지도부를 이루어 그를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를 거쳐 동로마 제국 깊숙히 들어가는 와중, 큰 문제가 터지는데 바로 이들에게는 이렇다 할 보급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던 것이다. 군사를 이끌고 출정 혹은 세력이 모여 어디론가 이동을 한다면 먹고 마시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했지만 이들이 그런 것을 알 턱이 없어 무작정 이동하면서 약탈이나 벌여댔다.


피에르는 악마의 세력 "튀르크 사람"들을 물리치고 예루살렘을 수복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설파했고 민중 십자군은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피에르만 졸졸 따라다니다가 코꿰인 것마냥 헝가리를 처음 방문해보고 아무나 할 수 없었던 패키지 도보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이들이 지나가는 곳은 찬송으로 열의가 넘쳐났지만 반대로 열의에 눈이 먼 나머지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행렬에 예수를 죽였던 유대인들에 대한 반감만이 고스란히 되살아나고 있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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