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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피에르는 누구였을까? 2부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846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팔백 사십 육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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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1부가 [인문]편으로 분류되었던 것과 달리 오늘 2부는 [심리]편으로 붙이는 게 알맞을 것 같다. 정체를 정확히 알기 힘든 피에르의 행적 그리고 그에 대한 분석을 섞은 나의 뇌피셜때문이다. 민중 십자군의 지도자 "은자 피에르", 은자는 여기서 은거하다의 숨을 은을 말한다. 속세와 떨어져 "은거"하며 수도하는 사람을 은자, 은수자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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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는 속세로 나와 시대에 발 맞추어 대중의 요동치는 마음을 간파했고, 가톨릭 권력에 편승하여 권력의 선봉에 서게 된다. 은자 피에르를 정리하면서 들었던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와닿는 생각은 "히틀러"였다. 반유대주의와 영토확장(회복)을 아젠다로 내세우며 대중 선동을 일삼았기 때문에 1대1의 비교는 무리 혹은 비약일지라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민중 십자군은 그의 입에 따라 요동치는 파도와 같았고 그의 말에 울고 웃었다.


짧게나마 전해지는 기록은 그가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아 삽시간에 불어난 인파를 이끌고 익숙하지 않았던 동쪽으로 향했던 것은 그가 보통 언변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혜성처럼 나타난 히틀러처럼 그 또한 혜성처럼 속세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에르가 순수한 예루살렘 회복주의자였는지 아니면 권력에 눈이 먼 인간이였는지는 추측의 영역이다. 다만 교황 우르바노가 원하고 있던, 이교도들을 향한 무력행사를 피에르는 충실히 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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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십자군이 동유럽과 콘스탄티노플, 니케아까지 가는 도중 약탈 그리고 유대인들을 찾아내 학살했던 전과는 우매한 군중이 폭주하면 어디까지 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추상적인 의욕만 앞서고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야만인들은 어딜가나 배고프다 하소연하는 불청객이었고 화약고였다. 독일이 히틀러의 손에 놀아난 것도 단순 그의 언변 때문이 아니라 당시 시대적 상황과 대중의 원초적 욕망에 결합했기 때문이다.


십자군 전쟁 당시의 상황은 기후적 변화로 인해서 흉년도 있었거니와 순례에 어려움, 이슬람 세력과 동방 정교회의 압력등의 이유로 서방세력에겐 위기이자 기회의 순간으로 다가왔다. 애초에 십자군 전쟁을 일으킨 우르바노 2세에게 책임이 있다지만 10만명에 달하는 결코 적지않는 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책임은 피에르에게 있었다.


피에르가 어떻게 살다 죽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군사훈련을 받지 않은 민중이 같은 기독교계 세력의 반격과 튀르크인들에게 철저히 패배하여 와해되면서 그 또한 최후를 같이 했는지 아니면 이름 모를 군중 속에 다시 카멜레온처럼 섞여 들어가 속세를 떠났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1차 원정 성공 후 예루살렘를 방문하고 다시 고향 프랑스로 돌아왔다는 이야기 등이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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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습관 정리

습관 1 :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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