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의 몸짓들은 다 인정, 방출의 욕구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 블로그를 하기 시작한 것도 친구들과의 대화에 느끼는 부족함, 일상기록을 남기고 싶고 소통을 하고 싶었다. 브런치작가가 되고 싶었던 건 명함이라고 우길 수 있는 사회에서의 작은 위치 지분을 가지고 싶었고 책도 내고 강사, 강의를 하고 싶었다. 조용히 그리고 강렬히 물 밑에서 조용히 다리를 휘젓고 있다. 너를 위한 행위가 아닌 오직 나를 위한 행위이다. 살아있음을 존재함을 느끼고 싶다는 욕구
지인들을 만나면 우리들은 우선 만나러 나오면서 애써 꾸미고 온 시간에 합당한 립서비스를 한다. 그게 너무 익숙해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온다. 진심이든 아니든~ 아니다 싶으면 말 안 한다. 지적은 나쁜 것이여~
근데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오고 가야 할 덕담이 일방통행이란 걸 느끼고는 불만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투덜 될 만한 용기는 없지만, 입고 나온 스타일이 영 아닌가~ 혹시 샘이 나서 애기를 안 하는 건가~ 슬슬 이상한 쪽으로 기운다. 칭찬에 그렇게 혹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 누가 칭찬을 싫어하는 자 있으랴~ 은근 관종인데~ 칭찬이 자연스러운 사람도 있지만, 낯 간지러운 사람도 있으니!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쿨하고 싶지만, 가두리 양식으로 혼자 지내는 처지에 그나마 만날 때 지인의 칭찬이 소중한데 안 그런 척 허세을 떨기엔 절대 인정욕구가 채워지질 않아 많이 섭섭하다.
그래서 현재 내린 결론은 칭찬을 거두리~이다. 보고도 못 본 척할 거야! 이게 옳은 선택일까~
아~이래서 유튜브를 하고 인스타를 하고 그러는 거구나! 사실 열심히 영상을 편집하고 그런 것에 대해 대단한 열정이라고 치부해 버렸는데 이제야 조금은 알 거 같구나! 자신의 욕구에 진심이고 솔직한 거구나~
어떤 연예인은 일어나면 자기 이름을 매일 아침 검색한다더니~ 나는 요즘 블로그에 방문수를 매일 몇 번씩 검색한다. 유튜브에 댓글도 답글 달리면 기분 좋다. 이런 것들이 부족한 인정욕구 지수에 차곡차곡 채워진다.
순수의 시대에 다니엘 루이스의 연기를 보면서 불륜도 아련할 수 있구나 싶었다. 뭐지 이 기분은~
이래서 시대극이 아직도 우리랑 닮아서 사랑받는 거구나 싶다. 정략결혼을 하고 자녀를 나으면 그때부터 자유연애를 허락하는 모드였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와이프를 앞에 두고 사랑하는 이를 얘기하려는 순간 아내의 미친 연기력으로 그들의 사이를 결론짓고 이혼은 아니어도 먼 곳으로 여행 가려는 남편을 아이를 가졌다는 말로 쇠기를 박아 전투력 상실을 시키는 숨 막히는 맑눈광의 기가 왜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는지~ 내레이션이 그녀는 사망 전 평생 자기가 행복한 사람이고 남들도 그렇게 살았을 거라고 믿고 자녀들 조차 그녀에게는 힘든얘기를 하기 꺼려했다는 말이 더 무서웠다. 57세 싱글남이 된 그가 사랑한 엘런 부인을 결혼을 앞둔 아들과 방문하려던 찰나 어머니가 자기 말고 아버지가 사랑한 여인이 있었고 그걸 알고 있었다는 걸 아들에게 고백했다는 말을 전하자 그는 오히려 후련해하면서 그녀를 만나지 않고 떠나는 엔딩이 내 마음 한 구석이 시린 걸까~ 박혀있던 대못이 빠진 듯 후련하다는~ 누군가가 자기의 희생을 알고 있었다는 게 위로가 되었듯
안다. 완전한 만족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첨 시작할 때는 장점이 보이고 단점은 작아졌는데 어느 순간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단점이 크게 다가온다.
제삼자가 등장할 때는 그 사람 잘못이라고 우겨본다.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으면 그 사람이 꼬신 거라고~
잘 생각해 보면 그전부터 균열은 시작되고 있었다. 다만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고~ 두 사람이 견고하다면 결국은 그 균열을 잘 봉합하고 무리 없이 이어진다. 인정하고 마음을 들여다보자.
이제 말한다. 누군가의 칭찬과 인정이 많이 고프고부족하다고
이 부족한 인정욕구의 지수를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는 오직 각자의 몫이다. 쇼핑으로 사람으로 공부로 여행으로 채워야 할까~ 명상으로 채워야 할까~ 다수의 나와의 연결고리가 미약한 이들의 단순한 칭찬이라도 차곡차곡 모아볼까~ 무엇보다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