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운 Oct 17. 2023

[인터뷰] 여행 메이트 쌍둥이에게 유럽여행 평점을 묻다

@daa_wooon / The Fearless part.1



THE FEARLESS ©오운




나의 첫 번째 유럽여행 이야기는 총 14편에 걸쳐서 마무리됐다.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만 풀어내는데도 이렇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다니.. 글의 중반부까지는 매일 써도 재밌었는데 막바지엔 조금은 힘에 부쳤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의 따스한 관심 덕분에 이렇게 글을 완결할 수 있었고, 심지어 스위스에 삼겹살을 잘못 사간 에피소드는 한동안 다음과 브런치 메인에 떠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할 따름이다.


이 시리즈를 나의 후기로 마무리 지을까 하다 조금 더 특별한 마무리가 뭐 없을까.. 한참을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나는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인 쌍둥이에게 여행 인터뷰를 요청하기로 했다. 사실 형식만 인터뷰이지, 딱히 그녀의 말들을 예쁘게 포장하지도 않은 현실적인 쌍둥이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으니 그저 재밌게 봐주시길..!


참고로 내가 ENFJ 극 감성주의 여행자라면 쌍둥이는 나와 정반대인 mbti로 극현실주의 여행자다. 개그맨 박명수 님과 같은 mbti인 ISTP의 여행 후기 인터뷰






1. 자기소개해 주세요


쌍둥이: 귀찮은데.. 나 밥 먹고 있잖아. 인터뷰해 주면 돈 줄 거임?



2. 저와 여행 가니까 어땠나요?


쌍둥이: 그냥 네가 나 사진 잘 찍어줘서 너무 좋았는데.. 아, 짐도 다 들고, 길도 찾아줘서 좋았음.

원래는 너랑 다신 안 가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마음이 바뀌었어. 주변 애들이 사진을 못 찍더라.


나: 어머나..



3. 다녀온 여행지 중에 어디가 가장 좋았나요?


쌍둥이: (쩝쩝) 프랑스


나: 너 스위스 호수에서는 프랑스 파리가 너무 더웠다고 제일 싫다고 했지 않았나요?


쌍둥이: 역시 추억은 미화인가..  지금은 사회에 찌들어서 그런지 스위스가 제일 좋았다. 인터라켄 호수에서 수영을 하지 않아서 특별한 추억이 있다기 보단 거기가 관광지가 아니라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딱 내가 생각하던 프라이빗한 호수였달까. 그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어서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을 즐길 수 있었어 좋았다.


나: 다시 가면 수영할 건가요?


쌍둥이: 그건 모르겠다.



4. 캐리어 터졌을 당시, 심정은?


쌍둥이: 아 얘는 처음부터 초치네 싶었지. 그렇지만 화내지 않았어. 짜증은 났는데 냈으면 여행이 망할걸 알고 있어서 참았어. 캐리어를 들고 다닐 때는 에휴.. 머리가 안 좋아서 몸이 고생한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5. 하노이 경유를 추천하나요?


쌍둥이: 한 번쯤은 해볼 만하다 생각한다. 근데 한 번쯤이라고 말했다.



6. 다녀와서 느낌이 달라진 도시가 있나요?


나: 뭔가 파리일 거 같아. 너 예전에 유럽여행 갔을 때 파리에서 인종차별 당했는데 이번엔 좋은 사람만 있었잖아.


쌍둥이: 그러게 그땐 도착하자마자 인종차별 당해서 안 좋은 이미지가 그렇게 박혀있었는데 조금 달라진 거 같기도 하다.



7. 오스트리아는 되게 짧게 방문했는데 어땠나요?


쌍둥이: 솔직히 제대로 관광하지도 못했고, 날씨도 흐려서 온전히 오스트리아를 즐겼다고는 말 못 하겠다. 그래도 오페라? 클래식 공연? 은 좋았다.



8. 영국에 도착했을 때 네가 잘못 어댑터를 사 왔다는 걸 알았잖아. 그 당시의 심정은?


쌍둥이: 솔직히 말하자면 살 때도 이게 맞나? 하고 사긴 했어.


나: 내가 이 일로 화났을 땐?


쌍둥이: '아유 내가 그렇지 뭐' 생각도 하긴 했는데 돈 아깝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 영국에선 엄청 비싸게 샀잖아.



9. 즉흥파 P로서 이번 여행은 몇 점? (짧은 여행이었음에도 저녁 6시면 숙소에 들어가자 했던 장본인)


쌍둥이: 나쁘지 않았어. 5점 만점에 4.5. 그중 0.5는 나는 만족했는데 네가 만족 못한 거 같길래 깎았어.



10. 니스에서 그렇게 더운데 내가 사진을 계속 찍었잖아? 그때 무슨 생각으로 기다려주셨나요?


쌍둥이: 덥기도 덥고 특히 배고파서 짜증 나긴 했는데, 너의 커리어 어딘가에 도움은 되겠지 하고 참고 있었지.



THE FEARLESS ©오운

11.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은?


쌍둥이: 딱히 없고 그냥 전반적으로 다 마음에 들어 (귀찮)

나: 아니 있어야 돼.

쌍둥이: 이거 억지로 답변받는  넣어라 인터뷰에 ㅋㅋㅋ .. 파리 흔들린 에펠탑 사진.



12.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랑 다녀오니까 좋은 점이 있나요?


쌍둥이: 여행이 기억에 남는다는 점? 나는 잘 까먹는데 내가 굳이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이 나서 좋아.






13. 2018년도에 처음 다녀온 유럽 여행과 차이점이 있나요?


쌍둥이:


- 때는 2017년 말, 나 포함 5명의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갔지. 모두가 P였기 때문에 누구 하나 여행코스를 짜지 않았어. 그래서 여행 계획이 딱히 없었다.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여행 3주 전에 이탈리아 숙소 하나 잡으려고 음성통화 6시간을 5명이서 그룹 통화했던 기억이 난다.

- 그래도 마켓이 성대하게 열려 있었고 처음엔 엄청 들떴지. 겨울이라 엄청 추웠어. 5 모두가 검정색 롱패딩 복장을 하고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아쉽다? 그래도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하고 다닐  같아.

- 그땐 영국-프랑스-스위스-몰타-이탈리아에 갔었어.


나: 그래서 차이점은?


쌍둥이: 그때는 겨울, 지금은 여름 (T야?) 그거 말곤 딱히 차이점은 없는 거 같은데?



14. 여행 가서 왜 안 꾸미고 돌아다녔나요? (쌍둥이는 그곳에서 맨얼굴로 다녔다)


쌍둥이: 다시 간다면 옷을 거의 안 들고 가고 거기에서 살 거임. 화장은 안 하고 다녔는데 너무 더워서 할 수가 없었다. 화장을 한 순간부터 체력고갈이야. 여행을 최대한 즐기기 위해 안 했다고 볼 수 있지.


나: 사진 안 찍니 여행 가서?


쌍둥이: 찍었지. 잘 나왔지.



15. 삼겹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쌍둥이: 어댑터보다 더 멍청한 사건.. 알고 봤더니 다른 숙소 정보 보고 취사 된다고 생각한 듯



16. 다음은 어디 가고 싶나요?


쌍둥이: 이탈리아, 그리스



17. 당시에는 나랑 같이 여행 다시는 안 간다고 했을 만큼 힘들었던 거 같은데 왜 가자고 했었나요?


쌍둥이: 그때 갈 수 있는 친구가 너밖에 없어서. 그리고 사진을 잘 찍어줄 거 같아서



18. 출발 직전에 취업 관련해서 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여행을 추진한 이유가 있나요?


쌍둥이: 코로나 시기도 맞물려서 여행에 미쳤다. 그리고 그동안 수고한 나를 위해서 한국이란 곳을 빨리 나가고 싶었다.



19. 다시 간다면 카메라 살 건가요?


쌍둥이: 나는 카메라 안 살 거야. 왜냐면 네가 알아서 사서 찍을 거니까







이번 여행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We become Fearless when we grasp the Fear. (우리가 두려움을 거머쥐자 두려움은 없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번 겁 없이 그해 겨울, 동유럽으로 떠났다.

The Fearless part.2의 시작.




* 위 사진들은 모두 오운 (@daa_wooon) 개인 권한 저작물이며, 개인/상업적 이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 2022-2023. 오운. All Rights Reserved.

이전 14화 영화 <비포 선라이즈>와 오스트리아로 가는 야간열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