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팅의 긴 줄을 뒤로하고 수속을 마친 후 정신을 차리고 탑승장 밖을 내다보니 눈이 제법 내리고 있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여행을 간다고 몰래 엿듣기라도 한 듯 겨울의 시샘으로 비행기가 제시간에 뜰지 걱정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눈발이 잦아들어 늦지 않게 하노이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언제 기다리다 허리가 아팠던지, 눈 때문에 조바심 내었던지, 탑승을 시작한다니 두 부녀 그새 모진 풍파 다 잊고 그저 기분 좋단다^^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흔해져서 기내 스크린이 그닥 필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제주에서 서울을 오가기 위해 국내선만 줄곧 타던 상큼이에게는 이 또한 훌륭한 놀이감이 되어 주었다.
뭔가 사육당하는 느낌이라 나는 기내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베키와 상큼이는 뭔가 오밀조밀 나오는 것이 그리 좋단다.
하노이 착륙을 알리는 기내 방송이 나오자 물론 여행이지만 한 달이라는 시간을 타지에서 보내야 하는 긴장감이 살짝 감돌았다.
그리고 하노이에서는 경비 절감을 위해 유심도 구입하지 않기로 하였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예전 아날로그 시절엔 월마트에서 10불짜리 도로 지도 구매해서 용감무쌍하게 다녔는데도 말이다.
학교 안 가고 집만 떠나면 상큼이의 마음은 항상 하트 뿅뿅이다^^
하노이 시내까지 가는 버스정류장은 쉽게 찾았지만 정류소에서 안내하는 분과 말이 안 통하는 사실이 아마 우리가 다시 공항으로 돌아올 때 생고생을 하게 되는 복선이었을듯하다.
생고생이든 말든 동남아풍 매니큐어를 바른 배키의 손가락이 그저 즐겁기만 하다.
비록 유심은 없었지만 다행히 구글 오프라인 맵이 잘 작동을 하여 무사히 호안끼엠 호수가 있는 하노이 시내로 들어설 수 있었다.
빵빵~~~ 뛰뛰~~ 사진만 보아도 아직 귀가 멍멍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