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만난 별!
어린 난
비를 무척 좋아합니다.
하루 종일 논밭에서 일하시던 엄마가 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엄마의 부엌에는 고소한 빵 내음이 가득합니다.
마루에 앉아
빗소리를 보며
엄마가 만든 빵을 먹어봅니다.
그리고
밀렸던 친구이야기를 엄마에게 말합니다.
긴~
장마와 태풍 사이에서 비가 많이 오던 날...
엄마는
기와집 뒤
과수원에 서서
몇 시간째 꼼짝도 없이 멍하니 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넓게~
펼쳐진 논밭에는
우리 집 논도 있지만 마을 사람들의 논도 있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온통 물만 가득한 바다로 변해 있었습니다.
엄마는
물로 가득해진 논을 보며...
내가 온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에서 살짝 손을 잡았는데도 모르는 척! 소리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하시는 일을 어쩌겠어!'
부질없는 걱정이라는 아버지의 말씀도 안 들리는 듯~
엄마는
자식들의 먹거리와 학비를 마련할 모든 것이...
저~
안~
물속에
잠겨있어
아파하는 눈물을 그냥 혼자 흘려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엄마의
소리 없는
눈물을 보던 날 밤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 년 내내
해가 뜨기 전부터
달을 보며 지친 몸을 이끌고 일하시던
착하기만 한 엄마의 정성과 수고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태풍도 비도 미워서
더 이상 비를 좋아하지도 않고 그냥 공부만 하였습니다.
"엄마! 난 열심히 공부할 거야!"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되어도 걱정 없고
가뭄에
곡식이나
열매가 열리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고 날씨와 상관없는 직업을 가질 거야!
이렇게...
말하는
나의 머리를
엄마는 자꾸만 쓸어내리시며 말 없는 웃음을 보이셨습니다.
농부로 살아간다는 건...
'비가 많이 오면 홍수 걱정! 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밤하늘의 별을 보며 노래하는 사람' 같았습니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적조가 있던 날... 바다출장 중에 만난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의
'사랑이 애닮은 아이의 눈빛'을...
'나의 여린 마음에 담고서'
다음 정점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탑니다.
농부도~
어부도~
바다를 연구하는 사람도~
비가 오고
가뭄이 되어도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계절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