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봄, 피어나는 우리의 마음
갑자기 서울의 한강이 그리웠다. 정확히는 한강에서 돗자리를 깔고 놀던 어느 날이 그리웠다. 내 본가는 사실 한강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 그렇게 자주 한강을 갔던 것도 아니다. 한강을 가 본 적은 많아도,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긴 것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 몇 안 되는 기억이 그리웠던 것이다. 나는 그에게 신천에 돗자리를 깔고 맥주나 마시자고 했다. 최근까지 살던 집 근처 신천 둔치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한다. 나 역시 그곳을 뛰어다닌 적이 많았지만,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길 생각은 못했던 것은 아마도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나의 별난 성미를 아는 그는 내 뜻대로 또 따라와 준다. 우리는 당장에 집에 있는 은색 돗자리를 찾았고,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과 안주 삼아 먹을 과자도 한두 개를 집어 들었다. 아!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도 빠질 수 없다. 신천 둔치 적당한 곳을 골라 돗자리를 펴고, 재즈도 틀었다. 소음이 될 수 있으니 너무 크지 않도록 음량 조절은 필수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흘깃대는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만의 신천 피크닉을 즐겼다. 한강이 그리워서 시작된 사소한 일상이 이토록 즐거운 시간이 될 줄이야.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고 신천 둔치에서도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강의 그 활기찬 풍경이 가끔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