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
출퇴근(出退勤)
•1
출근과 퇴근을 아울러 이르는 말.
출근 (出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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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로 근무하러 나가거나 나옴.
퇴근(退勤)
•1
일터에서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거나 돌아옴.
출근하면 저는 초등학생 시절이 생각납니다.
빠빠빰 빰 빰~(개그콘서트 이태선밴드)
일요일 저녁이면 울리던 이 노래. 일요일의 끝을 알리는 노래였습니다.
이 노래가 들릴 때면 긴장이 되었습니다.
일요일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쉬웠던 걸까요?
이 노래를 듣고 침대에 누울 때면 긴장이 되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침에 일어나 학교 가는 것을 싫었던 거 같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요일 저녁이면 생각합니다.
‘하루만 더 쉬면 좋겠다’
출근이 싫다기보다, 오늘 같은 자유로운 하루를 조금 더 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런 아쉬움은 잘 보낸 하루의 증거라 생각하며 잠을 청합니다.
띠리리리리(아이폰 알람소리)
알람 소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급하게 출근 준비를 하고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지나가는 전철 안을 빠르게 스캔합니다.
앉을자리가 있나 없나.
문이 열리고 빠르게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저는 보통은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다 주위를 보면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눈을 뜬 사람과 안 뜬 사람.
핸드폰을 보는 사람, 잠을 자는 사람.
그중에서 저는 책을 읽는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으로만 남았다면 좋았겠지만, 남들보다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는 우월감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가 대단하다고 여겼습니다. 나름의 자기 계발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퇴근길의 나는 누구보다도 지친 모습으로, 그들이 했던 모습 그대로 핸드폰에 빠져, 쇼츠에 기대고 있었습니다.
힘든 하루를 보냈다는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퇴근을 했었습니다.
제가 쉽게 평가했던 사람들처럼요.
문득, 나는 과연 그들과 얼마나 달랐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의 합리화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가득 찬 고단한 퇴근길에 쇼츠와 함께라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쇼츠와 유튜브 영상에 집중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퇴근하다 느낀 것이 있습니다.
’ 출퇴근 시간에 핸드폰에 의지하는 것이, 잠에 의지하는 것이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거구나.‘
많은 인파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출퇴근 시간에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출퇴근 시간에 주무시는 분들, 핸드폰에 빠진 분들, 책을 읽는 분들,
한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공간과 시간을 가지고 이동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을 하기 전의 출근 시간은 미처 채우지 못한 충전의 시간으로, 일을 마치고 퇴근 시간은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보내는 것.
하루의 꼭 보내야 하는 출퇴근 시간이라면 그 시간을 충전으로, 회복으로 채우면 좋지 않을까요?
제가 책을 읽은 이유는 책이 좋아서도 있지만, 그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가 큽니다.
하루의 두 번 짧든 길든 보내야 하는 시간이라면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강박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때론, 그 시간을 생산을 위한 시간만이 아닌 충전과 회복으로 채우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어떤 상황이든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 생각을 합니다.
그 시간을 잘 보내는 것. 어떤 생각을 갖고 보내는 것.
출퇴근이라는 틀에 갇힌 시간마저도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면, 하루를 더 잘 살아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출퇴근(出退勤)
•1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시간.
출근(出勤)
•1
충전의 시간
퇴근(退勤)
•1
회복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