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
낭비(浪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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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나 재물 따위를 헛되이 헤프게 씀.
‘낭비’라고 하면 ‘시간’이 생각납니다.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 ‘, ’ 시간이 금이다.’
익숙한 문장들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시간을 허투루 보내곤 합니다.
어쩌면, 그 문장들이 너무 익숙해져서일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시간을 낭비? 했다고 생각나는 일화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대학에 들어가서 휴학했을 때입니다.
군대를 기다린다는 명목하에 휴학했지만, 입대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흘려보내는 시간 속에 갇혀 보냈습니다.
가끔 아르바이트식으로 나가 촬영을 도와준 경험이 있지만, 그뿐입니다.
기억에 남는 게 없습니다.
먹고, 자고, 싸고. 저에게 딱 맞는 말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뭐라도 도전해 볼 걸, 어디라도 많이 가볼걸 이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뭐라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여유가 있었습니다.(용돈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회피했습니다. 무기력에 무기력을 더하면서 점점 작아졌습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두 번째는 병원에서의 시간입니다.
일을 하던 중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큰 사고였기에, 오랜 시간 병원을 오가며 입원하고 퇴원하고를 반복했습니다.
사고 직후에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가만히 누워만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핸드폰만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정말, 먹고 자고 싸고, 검사하고 가 끝이었습니다.
몸이 점점 회복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졌습니다. 공간의 제약은 있었지만요.
그때 책을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것보다 다른 걸 더 해보자는 SNS를 시작합니다.
북스타그램이란 이름으로 매일 한 권을 읽고 매일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할 수 있었겠느냐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은 안 합니다…^^)
누군가에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지만, 그때의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렇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도전하고자 했습니다.
여러 공모전도 참가하다 수상도 했고, 안 쓰던 일기도 그때부터 쓰기 시작하고, 제 삶의 많은 변화를 불러온 시간입니다.
그러나, 다시 취업을 준비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책을 읽고, SNS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격증 공부를 하고 취업 준비를 그때부터 해야 했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때의 시간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들이 봤을 때, 취업을 준비하면서 면접관분들이 봤을 때, 저는 매력 있는 사람은 아녔습니다.
후회해도 소용없었습니다. 바꿀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원하는 직종으로 취업을 할 수 있었고, 잘 다니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출퇴근 시간입니다.
출퇴근 시간은 앞서 글에도 이야기했지만, 그 시간을 그냥 보내기에는 아까웠습니다.
뭐라도 해야 할 것만 같고, 생산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해야 한다는 행동 중에 선택한 것은 병원에서의 연장선으로 ‘책’이었고, 열심히 읽었습니다.
그러나, 정말 열심히만 읽었던 거 같습니다.
기록한다고 했지만, 잠깐 뿐이었고, 책에서 읽은 걸 행동하려 했으나 변하지 않았습니다.
머리만 커졌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상황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할 줄 아는 건 없는데 당당하기만 한 모습이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그마저도 책을 읽는 시간으로 채우지 않았습니다.
쇼츠 하나만 보자고 생각했지만, 집에 도착하기까지 보고 있었습니다.
나름 힘들다는 이유로 자기합리화하면서,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빠르게 보낼 수 있다는 낙천적인 생각으로 쇼츠에 더 빠져들었습니다.
이런 시간에서 벗어나고자 찾은 방법은 팟캐스트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책은 읽기 싫고, 그렇다고 쇼츠만을 볼 수 없으니, 도움이 되는 팟캐스트를 들었습니다.
그나마 저에게 위안을? 주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그들의 생각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세 가지 이야기 말고도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시간을 잘 활용하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하지만, 잘하진 못하는 거 같습니다.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행동할 테지만, 그럼에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룩적 낭비’라는 이야기를 혹시 들어보셨나요?
제가 듣던 팟캐스트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시간을 생산적인 일로만 채울 수 없는 건 누구나 아실 겁니다
저처럼 열심히 일했으니까, 시간을 낭비한다는 합리화가 아닌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낭비.
세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사간을 만들어야 하는 낭비.
그것이 ‘거룩적 낭비’라고 정의를 내려주었습니다.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의 중요성,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시간.
그것이 거룩적 낭비지 않을까요?
그 낭비가 쌓여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건 아닐까요?
시간을 낭비한다는 표현이 맞는 상황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루 일부분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헛된 일이라 할지라도, 나를 위한 시간이라면 ‘거룩적 낭비’라고 표현해도 좋지 않을까요?
삶의 균형을 지키는 일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오늘도, 그 시간을 허락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낭비를 하고 계신가요?
나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 것, 행복의 모양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낭비(浪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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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지키는 방법.
•2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