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목표 정하기

가치 판단을 위한 필수 조건

by forever young

-목적하는 항구가 없는 배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되지 못한다. - 미셀 몽테뉴


사람은 생각보다 목적이 불분명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고전경제학에서 모든 경제적 주체는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론을 세웠다. 하지만 불합리한 선택의 결과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자 우리가 모르는 그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란 가정으로 버티어 오다가 도저히 방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이 전제를 철회하고 행동경제학을 도입한다. 경제 주체의 선택이 합리적 사고 과정에 의한 선택일 것이라는 가정 없이 처음부터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를 관찰하는 것으로 연구의 방향을 바꾸었다.


다시 몬티홀 문제로 돌아가면 자동차를 받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선택을 바꿨을 때 다른 사람의 평판 같은 부수적인 것이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물건을 살 때 가격만 중요하다고 했다가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고 바꾸고 또 기능이 중요하다며 바꾸기도 한다. 이렇게 목적을 바꾸다가 결국 엉뚱하고 최악의 결정을 내리기도 하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은 이래서 나온 것이다. 모순 없는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능력을 길러야 할 문제다. 경험과 의지 없이 그냥 생기지 않는다.


'간절히 원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말은 간절함이 모순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뜻일 것이다. 복잡한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려면 조건들 사이에 모순이 발생하지만(가격을 낮추면 디자인이 나빠지고, 디자인의 조건을 맞추면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등) 절박함이 꼭 필요한 조건과 조금 양보할 수 있는 조건을 구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각인된 원시 시대 생활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은 생존이었다. '사느냐 죽느냐'의 단순한(?) 선택지를 놓고 전전두 피질을 사용해 판단을 해왔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사느냐 죽느냐'는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고 불확실하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닐 수 있고, 죽어도 죽은 것인지 모를 수 있다. 시험에 합격하느냐 불합격하느냐, 회사에 남을 것이냐 떠날 것이냐, 연인과 헤어질 것이냐 말 것이냐. 생사를 가를 만큼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또 어느 쪽을 택하느냐가 꼭 좋다는 보장도 없다. 시험에 떨어진 덕분에 지금의 성공을 할 수 있었다는 사람도 있고, 회사에 남아 더 큰 고통에 빠지게 된 사람도 있고, 연인과 헤어져 진정한 행복을 얻은 경우도 있다. 목적과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결과의 평가는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좋은 선택을 위한 사고를 하려면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적이 분명해야 그에 따른 가치판단이 수월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뇌는 어려운 사고를 포기하고 편한 느낌과 운에 의존하려고 한다. 자동차를 고를 때, 이사할 집을 선택할 때 나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차나 집이 무엇인지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전전두 피질의 손상을 입은 사람을 관찰한 결과 모두 우유부단 함이 나타났다고 한다. 결정장애는 질환일 수도 있다. 외상에 의한 손상으로 생긴 의학적 장애가 아니라 평소 자신의 성향이라면 훈련으로 고쳐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기억은 디지털 기기의 메모리에 의존하고, 판단은 AI에 의존하는 것이 많아지는 이때 인간의 선택 능력은 어떻게 학습할 수 있는 걸까?


keyword
이전 06화시간 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