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은 내가 1년 더 빠르니까, 너는 아우임이 틀림없다. 오늘부터 우리 사이는 형(兄)과 아우(弟) 임을 만방에 선포하면서 이 글을 쓴다.
아우야!
실은, 오늘 오전 편지를 부쳤는데, 열정적인 네 가슴에 활활 타버릴 불을 붙였을 것 같아. 아무래도 그 불을 꺼야겠어. 마치 버스는 벌써 출발했는데, 뒤늦게 멈춰달라 손드는 것 같네.열심히 공부하느라 정신없을 텐데, 그런 네 가슴에 정열적인 사랑의 불꽃 도화선(導火線)을 당긴다는 것은 잘못일 것 같아. 그래서 그러한 나의 마음을 숨겨버리고 짐짓 여유(餘裕) 있는 척하려고.
弟야!
뒤늦게 다시 공부하니 아주 힘이 들 거야. 기왕 시작했으니 필사(必死)의 노력을 하렴. 결과를 미리 예견하지 말고 과정에 충실해. 그때그때,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거지.
弟야!
사랑은 쉬운 듯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가장 어려운 것 같아. 숱한 사랑을 많이 봤지.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은 찬란한 내일을 기대(期待)하는 것, 그러면서 아주 현실적이야. 나는 늘 예수님의 일 사랑을 생각한다. 예수님은 얼마나 부지런했는지, 게으른 사람을 몹시 싫어했어.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한복음 5:17)라고 말씀하셨잖아.
나는 너를 믿고 신뢰한다. 또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 부디 우리들의 사랑을 위해 서로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살자. 우리가 죽은 후에 ‘두 사람은 가장 고귀한 사랑을 했다’라는 얘기를 후손들에게 들을 수 있게.
9월 1일 6:30 pm. 우리들의 아지트, 수진다방에서 만나자. 잠깐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주님께서 네게 행복과 건강 주시길 기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