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같이 있고 싶어

나에게 너는 너무 아름다운 선녀인걸

by 초들

너랑 같이 있고 싶어



완행버스를 몸 싣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암천리에 왔다.


가난한 연인들!

어쩌다 우리는 너무 빨리 가슴앓이해야 하는지, 묵묵히 너의 자화상을 그려보며 나도 모르게 두 주먹 불끈 쥔다. ‘그래, 내 사랑 承弟를 위해 열심히 살자’라고 다짐하며 이내 눈시울 뜨겁게 적신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오히려 고통을 안겨주는 건지, 너를 생각하며 많은 죄책감을 느껴본다. 못 쓸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인가 보다.


너랑 같이 있고 싶어.

너의 초롱초롱한 두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싶어.

나에게 너는 너무 아름다운 선녀인걸.



承弟야!


강(强)해지고 싶어.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도 말이야.

열심(熱心)히 살고 싶어. 사랑을 위해서 말이야.

매일 매 순간, 너를 생각하고 싶어. 네가 좋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말이야. 나 죽겠다. 잠잘래.

감기 중, 코 콱 막혀 숨쉬기가 거북하고 답답해. 콜록콜록, 어휴. 머리 골치야. 콧물이 뚝뚝, 글을 쓸 수 없네.


23일(토) 오후에 갈게. 주일 예배드리고 우리 외지(外地)로 나가자. 어디든지 너와 내가 함께할 수 있는 주님의 동산으로 가자.


나를 꽉 잡아줘. 늦추지 말고 꽉꽉 붙잡아줘. 강하고 담대하게 살 수 있게 해 줘.


23일까지 ADIEU.



1980.02.19.(화) 浩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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