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너의 대학 입학, 진심으로 축하해

얼마나 고생했을까?

by 초들

뒤늦은 너의 대학 입학, 진심으로 축하해




졸졸졸 시냇물 소리가 적막을 깨뜨리는 암천리!


80학년도 시업식 자리에서 한방을 썼던 백 OO 선생님께서 고개 너머 장평서교로 전근 가신다며 이임 인사를 했다. 헤어짐이 무척 서운하다. 두메산골 오지 학교에서 5년 근무를 해서인지 젊음을 다섯 걸음 뒷걸음질한 듯한 아리송함을 목도(目睹)한다. 언젠가 나도 저러겠지.



뒤늦은 너의 대학 입학, 진심으로 축하해.


22살의 교육대학 입학, 네게 많은 경이(驚異)로움과 희열(喜悅)을 가져다줄 거야. 새로운 학구 생활의 시작! 그래. 열과 성의를 다하고 고군분투해서 꼭 아름답고 알찬 결실을 맺기 바란다. 근데, 생각할수록 너는 대단해. 불과 5개월 정도 공부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대학에 입학하다니. 얼마나 고생했을까? 경하드려.

대학 생활 2년은 무척 짧은 시간일 거야. 무얼 어떻게 해야 가장 값지고 보람 있는 삶일지, 현명한 네가 지혜롭게 처신해 나가길 바란다. 하잘것없는 浩兄이가 네게 무슨 도움을 줄지 의문이지만, 새로운 봄과 함께 대학 생활을 즐겁게 맞이하는 네게 꼭 도움을 주고 싶어. 하지만 새로운 시작으로 몹시 바빠질 너에게 내가 이런저런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혹시라도 부담스러움으로 다가가면 즉시 경고해야 한다. 나름대로 학교생활 패턴(pattern)이 생겨 바쁠 때, 내가 징징대면 안 되잖아. 이 浩兄이는 이미 나름 원칙을 정했다. 나는 承弟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네게 헌신할 거야.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게 되면 네게 자유를 주려고. 사랑은 구속이 아니잖아. 혹시 너를 구속하며 학교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진정한 사랑이 아니지. 주 안에서의 사랑은 더더욱 그래야만 해.


순리(順理), 나는 하나님의 길을 일컫는 단어로 인식해 본다. 그래서 순리를 진정 이해하며 성심성의껏 살아가고파. 고독한 나의 길 위에서 承弟를 늘 생각하면서 힘과 용기, 소망과 기대를 얻고 싶다. 어쩜 너는 내게 이렇게 큰 위안이 되는 거니?


承弟야!

나는 항상 너를 사랑할 거야. 무한한 자유를 선선히 줄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외롭고 적막한 암천리에서 나는 너를 끔찍이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 끔찍이 말이다.

너의 건강과 행운을 주님께 기원하면서


1980.03.03. 밤 8:34 浩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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