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痛症) 있는 다리로 자전거 페달을 밟다가, 아파서 또 걷다보니, 밤늦게 암천리에 도착했다. 이를 어쩌니? 우리 아침나절에 헤어졌지만, 이 밤 나는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 못 이루고 있다.
엊저녁에도 너를 기다리다가 지쳐버려서 동생과 함께 임동(林洞)에 갔던 浩兄이의 마음을 너는 알겠니? 너에 대한 지독한 사랑에 빠져세 살 난 어린이처럼, 칭얼대며, 웅얼거리며 어리광부리니 다 큰 내 얼굴이 화끈거리는구나.
承弟야!
오늘 오전에 내가 너를 좀 서운하게 했어. 아니 너의 고고(高高)하고 심심(深深)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억지 부린 것 같아. 미안해. 넓은 관용으로 용서해 주렴. 삶은 자꾸 우리를 속이나 봐. 변덕쟁이처럼 자꾸자꾸, 시시각각으로 생각이 변하거든.
浩兄이는 커다란 행운(幸運)을 갖고 있단다. 무슨 행운인지 궁금하지, 가르쳐줄까? 음~ 그건 말이야. 너를 만났고, 현재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행운이야. 생각해 보면, 요즈음 나 자신의 모든 것이 너로 인해 시작되고 끝나는 것 같고, 너로 인해 생(生)의 진정한 보람을 느끼고, 생기(生氣)를 느끼는 것 같아.
이 세상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를 시험하더라도, 오직 한 마음,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구나. 반드시, 꼭 그럴 거야. 너도 그렇게 해줄래.
이사했지.
널 도와 이삿짐을 날라주어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한 내 형편이 너무 속상하다. 이해해라. 적당한 기회를 봐서 집안 어른들에게 우리 두 사람의 관계를 잘 말씀드리렴. 나에 대해 좋은 얘길 해서 점수를 많이 따줘. 너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浩兄이의 점수가 된다는 걸 잊지 말고. ㅎㅎㅎ
우리 아름답게 살자.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자. 오늘의 현실 고통을 내일의 평안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