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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May 09. 2024

우리 둘이 영원히 함께 있자

너를 사랑한단다

우리 둘이 영원히 함께 있자




미안하다.

너의 그 착한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서 너의 마음을 서운하게 한 것 같구나. 계속 바쁘고 재미있는 생활이란다. 공부도 무시할 수 없지만, 열심히 놀고 싶단다. 공부만 하라고 요구할래? 그러지 마. 어린 마음이 돼서 즐겁게 보내고 있으니까.


          

내 사랑하는 이쁜아!

     

내 속에서 살아다오. 네 마음에 내가 살아줄게. 그지 이쁜아! 고생스럽고 지겨운 세상살이. 삭막하고 쓸쓸한 유치 생활. 첩첩산중 골짜기에서 얼마나 푸른 광주를 쳐다보니, 그리고 나를 생각하니? 사랑한다.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죽도록 사랑한다. 내 인생을 너에게 바치겠다.


내가 열심히 정신을 너에게 빼앗겼을 때, 너는 늘 이렇게 말했지. “늦지 않으니까 가고 싶으면 가라고.” 난 원망했단다. 참았단다. ‘지금 너는 나를 그때 나처럼 사랑하니? 그럼 내가 지금 가고 싶으면 가라’고 얘기한다면 넌 죽고 싶겠지. 하지만 난 그런 말을 하라 해도 할 수 없는 처지이란다. 난 너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지 않았단다. 내 마음을 다 모아서 너에게 주려고 몰래몰래 너를 그리고 그런단다. 너는 그런데 나에게서 받는 게 없다면 더 이상 나더러 어쩌라는 거니? 물론 욕심꾸러기인 너에게는 간의 기별도 안 가겠지만 속단하는 게 아닐 텐데, 서운한 말을 하면 되겠니? 내가 너를 흔든 적은 없단다. 네가 받아들일 때 그렇게 받는 거란다. 자기가 매우 사랑할 때, 그런 생각은 드는 법이란다. 나도 어쩔 땐 그런 생각이 들기 때문에 얘기한 것이지, 명령이나 뭐는 아니니 화내지 마라.

      

깊은 속마음에 뜨겁게 치미는 사랑의 감정을, 나는 영혼으로 승화시키고 있단다.

          

잘 갔니?

복잡한 시내버스 때문에, 너와 같이 가야 할 시간을 망쳐버렸구나. 내가 미웁지?      



나의 손과 머리야!


너를 사랑한다. 우리 둘이 영원히 함께 있자. 어디로 뿔뿔이 흩어지지 말고 하나가 되어 살자꾸나. 싸우지 말고 지내자꾸나. 서로 사랑하자꾸나. 서로 필요하다고 얘기하자.           



사랑하는 浩야!     


네 인생이 나로 하여금 의미가 있듯이, 우리라서 아름답게 가꾸자. 나는 네가 지금처럼 그 자리에 있어도 괜찮고, 더 공부해도 더 좋고, 어떠한 변화도 사랑한단다. 하지만 인격적으로 존중할 수 없을 때는 사랑도 물론 우러나지 않겠지. 쉽게 말해서 네가 막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사랑할 수 없겠지. 그러니까 너만의 고귀한 자리를 확보하렴.      


사회생활이 짜증스럽니? 내가 즐겁게 해 줄게. 치, 화만 나게 하면서 무슨 말을 잘하긴? 하지만 말고 그렇게 받아주렴. 너의 고통과 괴로움을 내가 맡아줄게. 그러니까 나는 너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란다. 네가 원하면 무엇이나 해줄 수 있는 나란다. 무슨 말을 망설이고, 나를 어려워해서 말도 제대로 못 하니? 내가 그런 존재로 군림했는지 의심스럽구나.           



나의 사랑이여!     


새벽에 일어나고 피곤해 지쳐버려도 너를 사랑한단다. 너를 빨리 만나고 싶단다. 고생스럽지, 사는 게. 너의 환경이 너를 꽉 조이고 말지? 자유를 주겠다. 나에게 오너라. 나는 너의 반려자. 나는 너의 포근한 안식처. 나는 너의 화풀이 대상자. 오너라, 내 품으로. 포근한 내 품으로. 너의 발이 되리라. 손이 되리라. 마스코트(mascot)가 되리라. 소망이 되리라.     


졸업만 하면 너랑 같이 살자고 하면 살게. 급하게 맘 정하지 말고, 혹시나 너의 사랑이 폭발적인 사춘기 감정은 없는가 점검을 하면서. 인격적이고 끈적끈적한, 굳게 믿음을 가진 우리가 되자.


토요일 오후 3시 삼양백화점 앞에서 기다리마.

그때 보자. 안녕, 내 애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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