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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May 13. 2024

눈물을 즐겁게 우는 여자!

나는 너무 사랑해

우리에게 뺨을 치는 사람!
눈물을 즐겁게 우는 여자!


괴로움 속에 한가닥 즐거운 환희가 싹트는 갈림길.     

자기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뭔가 향기로운 내음새.


씽씽~

바람 부는 소리는 몹시 누군가를 가슴 아프게 만들고,

그것을 느끼는 또 한 사람, 가슴에서 솟아나는 사랑을 느끼고 있어.      


아주 한적한 곳, 어쩜 무섭도록 고독한 시간의 흐름을 의식할 수 있는 그러한 곳이라고나 할까?

그것도 사랑하고 싶어. 모든 걸 다….         



1월 4일, 원서를 사가지고 고등학교에 가서 숨 막히게 써서 집에 돌아와 상쾌한 기분은 아니야. '원서 중 나의 보증인(保證人)을 '경호'라고 썼지.' 그렇게 보내게 돼. 편지도 못해줘서 미안해. 아니 이해를 해줘. 심란한 마음 있지? 1월 23일 발표라고.     


1월 8일부터 접수인데. 오늘 갔는데 돈을 안 가지고 왔어. 학교에 400원 냈는데, 그 돈을 착각하고 3,000원 낸 줄로 알았지 뭐야. (수험료: 2,500원) 정신이 정말 없어. 현기증 날 정도야. 내일 다시 가야지. 그거야.


         

浩兄아!


참 나 얄밉지? 정말 난 문제아(問題兒)이지. 귀찮은 혹이지. 미안하기만 해. 난 못 믿을 가시네야. 주관이나 신념을 浩兄이에게 확신시킬 수 없어. 그냥 믿고 살아가는 순간이야. 너무 浩兄이가 좋아서 난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오늘은 퐁퐁과 수세미 사가지고 갔지만, 원서 못 내서 그냥 왔어. 13일 아침 일찍 가 있을게. 혹시 없더라도 울지 마. 기분이 밖에 나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갈게.  

     

浩兄아!
나는 너무 사랑해.
나 못 믿음직스러워. 애태우지 마.
순종하고 복종하는 내가 돼줄게.
그렇게 노력하도록 네가 지도해 주렴.

왠지 미안해.
갈 수도 있는 나이지만 완전한 비자유인이라서….

춥지 않게 자. 감기 조심하고. 기침은 위험해. 응.
보고 싶어.


1980.01.04.(추정) 承弟가


* 이 편지글은 3화 '너의 피부는 내 사랑을 느끼고 있는지?' 이전의 편지글로 추정됩니다. 45년 전 편지이고, 쓴 날짜가 없어 혼동을 가져왔네요. 독자 여러분에게 사과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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