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들 Jun 15. 2024

서울가는 아침 전철 안에는 젊은이들이 많더라

수원 오는 전철도 탔다

아침 일찍, 서울 가는 전철을 탔다.


운 좋게 자리 잡고 앉아 느긋하게 이곳저곳 둘러본다. 온통 젊은이들, 나이 든 사람은 나뿐인 것 같다. 저 아름다운 청춘(靑春) 세대에 낄 순 없지만, 슬쩍 젊음에 동화되어 '나도 젊은이' 하고 착각하는 것도 잠시, 무리 속의 까닭 모를 고독감이 엄습해 왔다.


젊은이들은 무표정으로 일제히 고개를 숙인 채 폭풍 속 정적(?)이 흐른다. 그들은 온통 핸드폰에 촉각을 곤두세워 각양각색 정보 검색에 열중하고 있다. 이어폰 꽂고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시청하는 이들도 있고, 웹툰(webtoon)을 바삐 넘기는 몇 젊은이, 바빠 보이는 젊은이, 아직 잠을 덜 깬듯한 젊은이, 아예 잠자는 그들을 보니,... 나 홀로 어른인 내가 왠지 미안하기도 하다.


문득, 저 젊은이들은 나 같은 어른 세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자문자답해 본다.

혹시 어른 세대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시세차익을 남겨 꿀 빨며 살고 있다고 하진 않을까?
각종 연금을 수혜 받으며, 연금기금을 후세대에 전가하여 자신들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하진 않을까?
취직도 안되고 집값과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여 결혼은커녕, 하루하루 숨 쉬며 살기도 힘들다고 하진 않을까?


신도림역까지 꽉 찬 전철 안, 2호선으로 환승해서 신촌역 가까이에 오니 제법 빈자리가 많아졌다. 그 많은 젊은이들이 오르내렸다. 직장으로, 학교로, 또 다른 곳으로 가서 오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부디 부지런히 일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틈나면 잠깐잠깐 수다 떨기 바란다. 비록 한 치 앞도 못 내다볼 하루하루일지라도, 암울한 미래라며 절망하기보다는 그래도 희망을 찾는 장밋빛 내일을 꿈꿔보면 어떨까?





낮 12시 30분에는 수원 오는 전철을 탔다.


이번 전철은 중장년 어른들 차지(?), '어른들이 다 나왔나?' 싶다. 나는 동료의식을 품으니 맘이 좀 편안하다. 군데군데에서 수군대는 말소리, 아침 전철 안 젊은이들은 아주 조용했는데, 어른들은 유달리 수다스럽다. 비슷한 현상은 어른들도 대체로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폰(earphone)을 꽂고 몸장단을 치는 어른도 있다.





언젠가 서울 가는 아침 전철을 또 타보고 싶. 그때에도 희망‧기대 가득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행복 가득 차오르기를 응원할 것이다.



(2024.06.03.)

매거진의 이전글 대장에 게실이 있네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