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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가꼬 Mar 18. 2023

육아휴직? 고민입니다만

어떤 선택이건 아쉬움은 남는다

한 번쯤 하는 고민? 육아휴직


보통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신경 쓰고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부부도 그랬다. 아니 더했다. 남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심한 알레르기로 인한 급식사고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아내는 아들을 낳은 후 이미 출산 후 2년 6개월간의 육아휴직을 경험한 후, 육아보다 일하는 것이 더 낳다는 결론을 내렸고, 마지막 육아휴직에 대한 고민은 온전히 나의 결정에 달려 있었다.


해가 바뀌고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육아휴직을 할 것인가? 아니면 교대근무를 하는 곳으로 근무지를 옮길 것인가?

어느 것이 더 나은 결정일까?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던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육아휴직을 할 것인가?


육아휴직을 하면 우선은 그동안 쉴 새 없이 달려온 직장생활에 쉼표를 찍을 수도 있고,

온전히 아이의 육아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중간에 틈틈이 남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그동안 목말랐던 운동도 맘껏 할 수 있고,

나를 위한 제개발과 미래를 위한 설계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대부분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망설이는 이유는 소득 감소다.

휴직하면 받게 되는 수당은 현재 받고 있는 봉급의 4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봉급을 받으면 숨만 쉬어도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정해져 있는데 선뜻 육아 휴직을 결심하기에는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 금액이다.

정부에선 예전부터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한다는 정책들을 쏟아부었지만 막상 내가 당사자가 되니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교대 근무지로 자리를 옮길까?


내가 근무하는 직장은 일근 근무지보다는 4조 2교대라는 교대 근무부서가 훨씬 많은 곳이다.

교대근무를 원할경우 어렵지 않게 부서를 옮길 수 있다. 수당이나 월급도 일근 근무지보다 훨씬 많다

4조 2교대 근무는 주간, 야간, 휴무, 비번 이렇게 돌아간다. 주간근무를 제외하면 매일 아이의 학교와 학원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전문성이나 경력 단절로 인한 직장 내에서의 입지가 줄어든다.

또 육아와 근무를 제외하면 내 시간이 없다. 근무형태가 전혀 다른 교대근무로 옮길 때 겪는 적응기간도 만만치 않은 어려움 중에 하나다.


선택의 시간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어떤 선택이건 미련이나 아쉬움은 남는 법이다.

선택까지는 다소 많은 시간이나 고민이 따르지만, 한번 선택한 후에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전진한다는 것이 평소 나의 소신이다.

결정을 하는데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이고, 두 번째는 혹시 모를 아들과의 캐나다 유학휴직에 대한 희망을 불을 끄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는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교대근무지로 옮기는 것으로 결정했다. 우선 둘 다 아이의 학원과 학교를 챙길 수 있고, 교대근무지로 옮긴 후에 아들이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하거나,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다시 육아휴직을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 우선은 교대근무지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아들이 입학을 하고 등교 초반에 주간근무 며칠 휴가를 내고 나니, 아이의 육아를 돌보는 것은 여유가 있다.

아들도 그런 아빠의 맘을 아는지 학교적응을 잘한다. 심지어는 금요일 내일이 주말이라는 것을 아쉬워할 정도로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한다. 팔불출 같지만 사회성이 좋아 아이들하고도 잘 어울리고,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이라 학교나 학원 생활에도 곧잘 적응을 한다. 그런 아들이 참 고맙다.


아들덕에 우리 가족은 육아휴직 없이 근무지를 바꾸는 작은 노력만으로 금세 안정을 되찾았고, 아직까지 학교생활에 별무리 없이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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