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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가꼬 Jan 04. 2023

초등학교에 갑니다

학부형이 될 준비

취학통지서

얼마 전 아들 초등학교 취학통지서와 예비소집 안내서를 등기로 받았다.

학교 갈 때 메고 다닐 책가방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챙겨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우선 맞벌이하는 부모 입장에선 돌봄 교실을 신청해서 당첨이 되고, 안 되고에 따라서

아이의 일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하교시간 후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의 동선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보통은 중간에 학원을 2~3군데 돌리는데. 월수금과 화목이 하교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예비소집일

오늘은 아들 예비소집일이다. 아내는 아침부터 학생기초생활 조사서를 적고 있었다.

혹시라도 알레르기가 있는 아들이 학교에서 배려받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하면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겼다

예비소집의 가장 큰 목적은 의무교육 대상 학생의 안전여부를 학교에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이날 돌봄 교실 신청부터 학반과 담임 배정을 위한 기초자료까지 수집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아들의 알레르기는 치료와 노력으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배려받아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우리 아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날이다.


담임배정

우리 부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담임교사의 배정이었다.

매년 어린이집을 옮겨 다니면서 선생님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터였다. 될 수 있으면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을 케어해본 경험이 있는 선생님, 정성스럽게 집에서 따로 싸간 도시락을 따뜻하게 챙겨줄 수 있는 선생님, 아이가 먹을 수 없는 음식을 가려서 꼼꼼하게 확인해줄 수 있는 선생님을 원했다.


한번 반 배정이 되고 나면, 학부모는 선생님과의 관계에선 을이 되고 만다. 학교가 많이 바뀌었다지만 학부모 입장에선 여전히 학교담벼락은 높다. 특히나 손이 많이 가는 아이를 맡겨놓은 부모 입장에선 부족한 부분이 나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일일이 말하기 곤란해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경력이 너무 없으면 실수로 놓치는 부분이 있을 것 같고, 경력이 너무 많으면 꼼꼼하지 못해서 놓칠 수도 있을 것 같고, 남자 선생님 보단 여자 선생님이 좀 더 꼼꼼할 것 같다.


근무부서 조정

우리 부부 내년에 육아휴직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출산 후 2년 6개월간 육아휴직 경험이 있었던 아내는 일하는 게 더 좋다며 휴직을 꺼렸다. 만약 휴직을 꼭 해야 한다면 내가 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에선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하지만, 직장 내 육아휴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경제적인 여건은 아직 아빠인 내가 체감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학교에 입학한 후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근처 경찰서로 전출을 신청했다. 그리고 일근부서보다는 외근 교대부서가 아이를 케어하기에 더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년에 자리가 빈다는 교통외근팀장 자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학교운영위원회 신청

학교에 부탁할 일도 많고, 아들을 한 번이라도 더 챙겨보기 위해서 학교일에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학교일에 학부모가 참여할 수 방법은 학교 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녹색어머니회, 도서관 도우미 등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었다. 그중에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학교 운영위원회다.

운영위원회는 새 학기 전 학교의 모든 일정을 미리 알 수 있고, 1년에 보통 5~6회 정해진 회의만 참석하면 된다. 또 회의일정이 일주일 이상의 기간을 두고 미리 정해져서 통보가 오기 때문에 일정을 조정하기도 좋고, 오전회의를 하고 나서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와 함께 학교 급식을 먹을 수도 있다.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학교 급식의 전반적인 지도와 점검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이었다. 여력이 된다면 학교폭력전담기구를 통해 학교폭력 발생 시 사안조사에 도움을 줄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학교 운영위원회에 신청하기로 결심하고 학교 행정실에 문의를 했다. 행정실장은 공백을 메우기 위한 보궐선거는 3월에 있을 예정이고 신청자가 다수이면 학부모회에서 투표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대체로 신청자가 별로 없는지 나에게 관심을 많이 보였다.

그래서 나의 이력을 미리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우선 저는 1학년 학생의 학부모로서 위원회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25년째 경찰관으로 일하고 있어 신분이 확실하고, 운영위원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추었습니다. 특히 학생들을 위한 스쿨폴리스로 8년 동안 일하면서 청소년들을 위한 봉사단체를 창단하고, '그래도 괜찮아, 나도 그땐 그랬어'라는 스쿨폴리스 리얼스토리를 책으로 출간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운영에 도움이 되고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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