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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photo May 24. 2023

버라이어티 한 새크라멘토행

중년 남자 셋의 모험을 위한 첫걸음

기다리고 기다리던 중년 남자 셋의 여행이 시작되기 직전이다.

나는 친구들과 만나기 전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새크라멘토를 가는 여정을 잡았다.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고 친구들과는 시애틀에서 모이기로 했기에 그리 멀지(?) 않은

새크라멘토를 나 혼자 둘러보고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내가 사는 곳은 작은 소도시다. 제법 큰 공항은 있지만 항공편은 그리 많지 않은 곳이다.

어디를 가려고 하면 보통 직항이 없어서 갈아타야 한다.


이번 새크라멘토행도 그랬다. 집에서 덴버로 가서 한번 갈아타고 새크라멘토로 가는 여정이었다.

출발이 채 12시간이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갑자기 핸드폰에 문자 하나 온다.

'띵' 소리와 함께. 찬찬히 읽어보니 내가 예약한 비행기 편이 취소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예약을 두어 달 전에 했는데 출발 12시간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된 스케줄이 취소가 되고 대체 편을 알려준다. 대체 편을 확인하니 새크라멘토에 거의 자정에 도착하는 스케줄이었다. 


그렇게 되면 내가 계획했던 모든 스케줄이 어긋난다.

급하게 다른 편을 알아보았다. 근처 도시 네쉬빌에서 떠나는 비행기가 있다.

이것이 원래 스케줄이었다.

아침 6시 20분 출발.


집에서 네쉬빌까지는 두 시간 정도의 거리다. 그러면 공항에 오전 4시 30분경에 도착을 해야 하고 집에서는 오전 2시 30분경에는 출발해야 한다. 그때 시간이 오후 9시경.

일단 오전 6시 2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로 예약을 했다.


비행 스케줄은 네쉬빌 - 휴스턴 - 새크라멘토 이렇게 잡았다.

거의 잠을 못 자고 네쉬빌 공항으로 갔다. 새벽부터 공항이 미어터진다. 네쉬빌 공항을 자주 갔었으나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건 처음이다. 보통 발권부터 시작해서 게이트까지 30분 정도면 되었는데 그날은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아슬아슬하게 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촬영 장비와 각종 케이블과 보조 배터리, 노트북 등등이 있으니 검색대에서 매번 걸린다.

휴스턴행 비행기에는 예정된 시간에 탑승을 했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동을 안 한다.

기내 에어컨 관련 점검이 끝나지 않아서 출발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휴스턴에서 갈아타는데 딱 1시간의 여유뿐인데. 초조하다.


기장은 계속 방송으로 15분 뒤에 출발한다를 여러 번 반복했다. 결국 1시간 30분 뒤에 출발했다.

휴스턴으로 가는 비행 내내 머릿속은 복잡하다. 다음 편 비행기를 아무래도 놓칠 것 같았다.

거의 잠을 자지 못했는데도 비행하는 동안 잠도 못 잤다. 약 2시간 30분의 비행.

그래도 기장이 조금 속도를 올려서 예정보다는 일찍 도착을 했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시간이 새크라멘토행이 출발하는 시간이었다.


휴스턴 공항에서 나에게 준 새로운 비행 편이다.



휴스턴에 도착하자마자 문자가 온다. ' 새크라멘토행 비행기는 출발했다. 너의 대체 편을 알려주마' 하면서.

내리자마자 열심히 새크라맨토행 탑승구로 달려갔다. 혹시나 기다려줄까? 하는 마음에.

탑승구에 가니 이미 비행기는 떠났고 나는 탑승구 앞에 있는 데스크에 물어보았다. 내 이름을 듣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비행기표 두 장을 준다. 


비행 코스가 또 바뀌었다. 


휴스턴 - 덴버 - 새크라멘토. 하루에 비행기를 몇 번 갈아타는 건지.

미국 내를 비행기 타고 종횡무진이다. 서쪽으로 갔다가 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서쪽으로.


그래도 다행히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 건 아니었다.

새크라멘토 공항 짐 찾는 곳


그래도 긴장은 놓지 못한다. 그나저나 나의 짐은 어디에?


휴스턴부터는 다행히 예정대로 모든 게 진행이 되었다. 다만 나의 짐이 나보다 좀 늦게 다른 비행기 편으로 도착한다는 것 빼고는.


우여곡절 끝에 새크라멘토에 도착을 했다. 항공사 앱으로 확인을 해보니 나의 짐은 약 4시간 뒤에 도착으로 나온다. 일단 숙소로 갔다. 몸이 천근만근이다. 거의 잠을 못 자고 하루종일 비행기에 시달리다 보니.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좀 쉬다가 다시 공항으로 가서 짐을 찾아왔다. 무사히 잘 도착했다. 

나의 새크라멘토행 비행은 이런 여정이었다.

비행기 노선으로 하려고 했으나 기술적(?) 문제로 자동차 노선으로 표시함.


네쉬빌 - 휴스턴 - 덴버 - 새크라멘토


예정된 스케줄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아주 버라이어티 하게.


사족: 새크라멘토 짐 찾는 곳의 직원은 아주 불친절했다. 내 짐의 행방을 물어보니 나에게 ' 그걸 나에게 왜 물어보는데?'라고 반응을 보인다. 자초지종을 설명해도 들을 생각을 안 한다. 내 잘못이 아닌 항공사 잘못으로 이 사달이 난 것인데도 불구하고. 결국 내가 계속 확인을 요구하니 그제야 심드렁하게 일한다. 

네 짐 지금 막 도착했네 몇 번으로 가봐라고. 정말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내가 짐 찾는 컨베이어 벨트에 도착하는 순간 내 가방이 막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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