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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고딕 Oct 18. 2023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서

반전이 있는 유럽문화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지식과 상식선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일어날 일도 예상한다. 오늘은 대략 어떤 일이 일어날 까 예상하고 비슷하게 예상대로 대부분 일상이 진행되지만 또 갑자기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만나면 긴장하고 당황하게 된다. 유럽에 와서 잠시 살면서 유럽의 문화를 가까이서 접할 기회를 갖게 되면서 평소 궁금했던 유럽의 역사와 정보를 찾아보면서 내가 접한 유럽의 이야기들 중에서 나 스스로 어떻게 이렇게 되었지 하고 꽤 놀랐거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들을 보고 나 스스로 감동을 받은 것들의 있어서 그런 일들을 모아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지금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반전에 가까운 유럽인들의 선택과 행동 중 후대에 선한 영향력을 준 것들을 골라내서 정리해보고 싶었다. 당시 이곳의 선조들이 살아온 흔적들이 후대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고 있는지 보면서 생각해 볼 만 이야기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나를 포함한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는 단초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전이라는 주제로 잡은 것은 오래전 대학교 1학년 교양과목 선택시간에 큰 고민 없이 '철학의 이해'를 신청했는 데 내가 기대한 철학과는 사뭇 달라서 첫 시간의 충격이 아직도 기억나고 반전이라는 주제가 당시 철학이 이해라는 수업의 기억과 연결이 됩니다. 당시 제가 수강한 이화여대 교양과목 철학의 이해 시간에는 정대현 교수님이 담당 교수님이었는 데 철학의 이해라는 제목만으로 강의 개요를 자세하게 보지 않고 아리스토텔레스 등 서양철학과 노자장자 같은  동양철학 생각을 하고 강의실에 앉아있다가 교수님이 전공인 언어철학을 설명해 주실 때  저게 무슨 소리?라고 생각하며 뒤통수를 맞은 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정대현교수님은 언어철학자로서 특히 사회적 약자인 사람들의 문제에 철학적으로 깊이 고민하고 그들의 고통을 보듬어 주려고 하던 자신의 철학과제를 강의 시간에 얘기해 주시고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철학이야기를 접하고 저는 학문이 왜 사회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나는 지금까지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 데 , 나는 그냥 공부가 대학 가고 세상살이에 좀 더 편한 수단이라고만 생각하던 대학신입생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날의  교양시간이 충격적이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이해를 위해 짧게 요약을 하면 언어철학자인 교수님은 뉴스에서 공장에서 일하던 여공이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일어나  후 내 몸이 더럽혀졌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기사를 접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 그 여공은 더럽혀지지 않았다는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고 언어철학적으로 정리하는 데 매진하셨습니다. 


일반적인 폭행을 당한 사람은 자살하지 않고 사는 데 왜 그 여공은 '더럽혀졌다'는 유서를 남기고 죽어야 했나를 고민하다가 언어에 바로  성폭행이 의미와 더럽혀졌다가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을 자르는 방법을 언어철학적으로 고민하고 언어에는 사회적 가치관이 포함되기 때문에 성폭행당한 것과 더럽혀졌다는 연결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셨습니다. 따라서 그녀는 더럽혀지지도 않았고 성폭행이 자실 해야 될 이유도 아니고 여공의 사례처럼 앞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앞으로 발생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은연중에 내비치면서 철학적으로 왜 그녀가 전혀 더럽혀진 게 아닌 지 설명해 주셨는 데 그 수업은 내가 예상한 철학 수업이 전혀 아니라서 나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나는 일반적인 철학자 칸트 이런 것만 생각하다 정말 그날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날 내가 얻는 교훈은 학문이 그리고 공부가 단지 나의 삶의 편의성을 더하는 수단만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했다. 새로운 것을 안다는 것은 그리고 지식을 연구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아픔과 사회의 고민도 함께할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시각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에 살면서 그 많은 오랜 역사 속의 이야기들이 지금은 역사기록에 한 줄로 짧게 기록된 것들 일지라도 혹은 역사적으로는 이름도 없이 사라진 인물과 사건들일지라도 당시에는 개개인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사건들이 쌓인 자리에 그 역사적인 자리에 내가 서있는 것이고 나하고 자리를 뜨질 못하던 장소와 사건들을 만난 때들이 많았다. 유럽 현장에서 보면 눈에 보이는 그 역사적인 기념물과  유럽의 문화 역사는 단순히 공부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지금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삶의 지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반전이 있는 유럽의 이야기들은 역사책 한 장 넘기듯 흘려지나 가는 한 줄의 이야기들로 그냥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지나갈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당시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치열한 현장에서 그들이 되어 있다는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일반적인 역사이야기에서 보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이 보일 것이다. 


예를 들어 알렉산더대왕의 업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융합으로 헬레니즘의 기초를 만든 것이 그가 대제국을 만들기 위해 해외 원정하다가 우연히 어쩌다 보니 진행된 것이 아니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알렉산더대왕을 바라보았다. 알렉산더는 그가 평소 배운 데로 야만민족이라고 알고 있었던 페르시아 이방인들의 높은 문화 수준을 그가 직접 경험하면서 새로운 지식에 눈을 뜬 알렉산더가 얼마나 충격받고 놀랐을지 상상해 보는 것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역사교과서에서 알렉산더 대왕은 대 제국을 만들고 동서양융합의 결과 헬레니즘이 되고 이런 암기식이 아니라 당시 최고 지식인 아리스토텔레스를 스승으로 둔 알렉산더가 아리스토텔레스 조차도 야만인이라고 가르쳐주었던 이방인들에게 자신들의 수준 높은 그리스문화를 전파해야 된다는 가르침을 받았고 그것을 의심하지 않았는 데 실제 원정에서 이방인들의 높은 문화 수준과 왕궁의 건축기술등을 보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까지 갖게 되기까지의 알렉산더의 심경을 변화와 그런 그와는 달리 여전히 이방인문화를 존중하는 알렉산더와 다른 생각을 가졌던 그리스 군사들과 알렉산더의 갈등 그런 것이 얘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알렉산더의 그리스 군사들은 그리스 문화의 자부심으로 이방인들의 문화를 인정하기보다는 정복자의 승자로서의 우월감을 갖고 있었지만 알렉산더는 이방인들이 그리스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우월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를 갖게 되며 예를 들어 페르시아 예법대로 인사도 하는 모습을 보이며 가족과도 같은 그리스군사들과 충돌도 자주 일으키게 됩니다. 


반전이 있는 유럽문화라는 설명을 보태면 알렉산더가 페르시아 문화를 접한 게 무슨 반전이야라고 텍스트로만 접하면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알렉산더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아리스토텔레스조차도 야만민족이라고 무시했던 페르시아가 실제로 접해보니 놀랍게 발전해 있는 모습에 그동안 알렉산더가 상상했던 페르시아와는 너무 달랐던 그 페르시아 문화 수준이 그에게는 반전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유럽역사에서 반전의 상황을 다 다루려는 것은 아닙니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지만 어떤 사람이 개를 물었다면 뉴스가 될 수는 있겠지만 흥미 있는 뉴스거리가 다 반전의 이야기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그 내용이 사람들에게 놀라움은 줄 수 있겠지만 그 내용상에서 어떤 감흥이나 인간적인 선한 영향력을 끼칠만한 요소는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유럽의 반전이야기에 다루는 이야기는 이를 테면 스위스 용병이야기 같은 것입니다.


스위스 용병이 프랑스왕의 근위병으로 고용되어 있다가 계속 항전하면 죽을 것이 뻔한 상황에서 프랑스 시민혁명군이 도망가는 퇴로를 열어주었다면 상식적으로는 할 만큼 했으니 너네 왕도 아니고 용병들이니 이제 도망가시오하면 도망가라고 했을 때 다른 나라 용병들은 다 도망가는 상황에서 도망가도 크게 욕먹을 상황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었던 786명의 전체 스위스용병은 살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는 데도 전체가 끝까지 싸우며 몰살당하는 선택을 한 이야기 같은 내용을 다룰 것입니다.


살 수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왕은 앞으로 임금을 줄 상황도 아난 도망자신세로 전락했고 싸워도 급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닌 데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이야기를 다룰 것입니다. 그 죽음 이후 지금의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로 스위스가 자리매김하게 된 것도 바로 스위스용병들의 그들도 두려운 죽음이었겠지만 자신들 이후의 후대를 생각한 그 귀한 정신이 후대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에 스위스가 세계 최고 부자나라로 설 수 있지 않았을까 저는 추측해 봅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 최고라 불리던 당대 예술자들이 일반적인 누구라도  자신의 작품을 이름 모를 산골에 사람도 별로 없는 어딘가에 기부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자신들의 귀한 작품을 외로운 환자들이 모여있는 산골 교회에 기부한 것 같은 일반적인 예상으로는 되지도 않을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 유럽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장 자기 자신의 눈에 보이는 이익만을 위해 살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선택이 아닌 타인이나 누군가를 위한 고귀한 반전의 선택들이 아마도 유럽의 역사에서 선한 영향력으로 후대들에게 좋은 결과를 남겼을 것이라는 저의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들이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최근 DFS를 창업한 척 피니가 영면하며 그의 일생이 뉴스로 다뤄지며 다시 회자되었는 데요.  약 11조에 달하는 그의 전 재산을 1984년부터 전부 기부하고 그는 부인과 방 2칸짜리 임대 주택에서 생활하다 죽음을 맞이한 것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생각하는 재벌의 삶은 어떤가요? 최고 부자들을 상상해 보면 수백억짜리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큰 집에서 경비원이 있고 명품으로 휘감은 몸 이런 이미지가 예상될 텐데. 그런데  척  피니의 삶은 어떠했나요? 


일반적인 재발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반전이 있죠 11조 부자가 방 2개짜리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반전만 있는 데 아니라 거기에 더해 선한 울림이 있습니다. 이 뉴스를 보며 그가 그냥 그랬나 보다 그렇게 지나치지 않고 그는 왜 그런 재벌에 어울리지 않는 반전의 선택을 하였나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 앞으로 다뤄질 유럽의 반전이야기도 다뤄질 것입니다. 어 이거 일반적이지 않은데 왜 그랬지 그런데 그 결과가 참 선하게 연결되는구나. 이곳 유럽 사회에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제 추측이긴 하지만 그런 반전의 선택들이 유럽에서 정신적으로 영향을 주고 작용하고 있구나 싶은 것들을 골라서 그런 이야기를 추려보았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오늘 당장 나의 미래를 치열하게 하루하루 고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 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시계추를 좀 더 멀리 던져보면 어느 날 나의 미래에 선택의 순간에 나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사회에는 도움이 별도 안 되는 선택이 주어질 때 또는 다른 선택을 하면 당장 나의 이익에는 해가 될 수도 있지만 후대에는 도움이 되는 선택의 순간이 올 때 이 이야기들이 어느 한 명에게라도 만약 그의 운명의 선택의 결과에 영향이 미치게 된다면 제가 이 이야기들을 정리한 노력의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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