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찍어낸 전단지 같은 답변

by 아말

최근 한 저비용 항공사 공식 계정에 올라온 채용 관련 릴스가 눈에 띄었다. 릴스 속 인터뷰에는 면접관과 선배 승무원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면접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모두가 똑같은 답변"

"나의 이야기가 아닌 훈련받고 외운 듯한 답변"

"직업의 화려함만 보고 입사해 버티지 못하는 사람들"


승무원 지원자들은 1만 명이 훌쩍 넘고 기본 경쟁률 또한 100:1이 넘는다. 지원자들은 자신을 가장 잘 보이게 하려고 애쓰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답변은 결국 '대량으로 찍어낸 전단지'와 같다. 돋보이기는커녕 서로 구분도 되지 않은 채 묻혀버린다. 지원자들의 답변만 보면 누구 하나 이상한 사람이 없다. 모두가 승무원이 꼭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이런 답변들로 승무원이 되기는 힘들다.


왜 이런 답변을 하게 될까?

첫째, 안전하게 보이고 싶어서다. 무난하고 좋아 보이는 답변을 만들기 때문이다. 둘째, 훈련받는 방식 그대로 외웠기 때문이다. 스터디나 인터넷 정보, 혹은 과외나 학원에서 만들어준 반복적인 표현을 그대로 답변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마지막 셋째는 자기 이해의 부족이다. 면접은 나를 잘 포장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포장은 안에 내용물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이제 면접의 질문들이 달라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요즘 항공사는 역량검사, 토론, 상황대처능력 등 면접 전형 자체를 바꾸고 있다. 하지만 많은 지원자들이 인터넷에서 ‘그럴싸해 보이는 답변’을 찾고, 소위말해 ‘정답 같은 말’을 배운다. 그렇게 만들어진 말들에는 나의 삶이 빠져 있다. 그러니 누가 말해도 비슷하고, 누가 들어도 낯설지 않다. 결국 기억에 남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말도 모두가 똑같이 말하면 공기처럼 가볍게 날아가 버린다. 면접장에서 해야 할 말은 '남들이 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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