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단단한 핵심 말하기

by 아말

글을 길게 쓰거나 말을 많이 하는 것이 그것을 잘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단 몇 마디로도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진짜 말의 힘이다. 핵심을 짚는 말은 군더더기가 없다. 정제된 한 문장이 어떤 미사여구보다 강력하다.


다음은 자기소개서 첨삭에서, 혹은 가장 기본적인 자기소개 질문에서 가장 많은 답변 유형이다.


"저는 햇살처럼 밝은 에너지를 가진 지원자입니다. 또한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성실함과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봉사활동을 하며 협업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00 항공사의 승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분명 좋은 말이고 무엇 하나 틀린 말이 없다. 그러나 말하고 싶은 핵심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기억에 남지 않는다. 왜일까? 핵심이 없기 때문이다. 앞 장에서 얘기했듯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면 내 속은 시원하겠지만 면접관에게는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일 뿐이다. 오히려 본질이 흐려질 뿐이다.


마치 소개팅에서 처음 만난 상대가 로고플레이가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저는 착하고, 성실하고, 재밌고, 배려심도 많아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좋은 말은 가득한데 믿을 만한 게 없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기자의 세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그래서 주제가 뭐야?"


신입 기자일수록 자신이 취재한 모든 것을 기사에 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하나의 주제를 뚫고 나가지 못한 기사는 결국 채택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모아도 핵심이 없으면 그 기사는 쓰레기통행이 되어버린다.


프레젠테이션의 대가인 스티브 잡스는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아이팟 나노를 세상에 처음 소개했다.


"청바지에 있는 작은 주머니는 어디다 쓸까?"


바로 아이팟 나노를 넣기 위한 용도라고 설명했다. 이 자랑스러운 제품의 수많은 기능을 설명할 수도 있었지만 이 한 문장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끝냈다. 제품의 핵심이 고스란히 담겼고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아이팟 나노를 더욱더 궁금해했다.


면접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것보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미사여구보다 짧지만 단단한 문장이 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핵심이 단단한 말을 하기 위해서는 가지치기가 필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많을수록 우선순위를 매겨 나머지를 걷어내야 한다.(걷어내면 부족해 보일 거라는 걱정은 하지 말자.) 그런 다음 앞에서 설명한 대로 핵심을 구조화(PREP, STAR 기법), 구체화하면 된다.


모두 말하고 싶은 욕심을 덜어낼수록 나를 가장 잘 드러내는 단 하나의 장면이 면접관의 머릿속에 더 강하게 남는다. 면접관이 당신을 더 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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